“민주국가의 존재 원리는 피통치자의 동의(Consent of the Governed)다.” 토머스 제프슨은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통치 구조는 폭정이라고 단정했다.

“제일 잘하는 정치는 국민의 마음을 따라가고, 그 다음이 국민을 이익으로 이끄는 정치다. 세 번째는 도덕으로 설교하고, 네 번째는 형벌로 겁을 주며, 다섯 번째 최악의 정치는 국민과 다툰다.” 2000년 전 사마천이 그때까지 1000년 간 중국 왕조들의 흥망성쇠를 연구 분석한 뒤 내린 결론이다.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 저를 지지하지 않은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 “전국적으로 고르게 인사를 등용하겠다. 저에 대한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인재를 삼고초려 해 일을 맡기겠다.” 국민의 뜻에 따라 정치를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통령 취임사다. 하지만 취임 후 지난 3년 간 문재인 정권의 국정은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린 폭주정치였다.

이번 총선에서 여권이 압승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잘 해서가 아니라 야당이 너무 잘 못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국민 평가다. 한 유력지가 실시한 총선 투표자 사후(事後)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이 잘 해서’가 22%, ‘통합당이 잘못 해서’가 61%로 세배 가량 높았다. 현 정부 집권 이후 한국경제는 두 차례나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일자리는 세금을 퍼부어도 고용 참사로 바닥을 헤매고 있다. 일류인 시장과 기업을 제치고 삼류인 정부와 사류인 정치가 멀쩡한 경제를 망가뜨린 것이다.

세금만능으로 경제 실정을 가리는 눈속임 미봉책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에너지 백년 대계를 망치고 있는 탈원전은 국가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국가 경제는 견실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등 현실과 동떨어진 말로서 실정을 덮으려 하다간 재앙만 더 키운다.

능력과 적재적소의 탕평인사를 다짐했지만 내 편만 고르는 코드인사로 일관, 국정 난맥이 잇따랐다. 다른 사람에겐 봄바람처럼, 스스로에겐 서릿발처럼의 ‘춘풍추상(春風秋霜)’을 내세웠지만 특권과 탈법이 판치는 ‘내로남불 정권’으로 국민 위에 군림했다. 집권당의 총선 압승은 국민이 대통령에게 준 국정 대전환의 기회이며 국민 뜻에 따르는 정치를 하라는 국민 명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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