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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안동산불 피해주민 지원 실질적 도움 안돼 ‘망연자실’
[르포] 안동산불 피해주민 지원 실질적 도움 안돼 ‘망연자실’
  • 이정목 기자
  • 승인 2020년 05월 11일 21시 12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5월 12일 화요일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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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간 산 터전 잃어…너무 막막하다"
지난달 24일부터 사흘간 이어진 안동산불로 임야 800ha가 소실됐다. 불이 난 곳과 나지 않은 곳이 비교된다.
“30년간 살았는데…. 움막이라도 지어서 살아야 할 판입니다.”

지난달 24일 발생해 사흘간 이어진 안동산불로 큰 피해를 당한 우용기(74) 씨는 한숨부터 쉬었다.

이번 산불로 30년간 살아온 터전을 하루아침에 잃었기 때문이다.

사람이 다치지 않은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정부지원 대책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막막하다.
지난달 24일 부터 사흘간 발생한 안동산불로 주택 4채와 창고·축사 3동 비닐하우스 4동 소실됐다.
우 씨의 경우 주택 전소 판정을 받았지만 따로 가입한 보험도 없는 데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지도 않아 행정안전부 사회재난보호법에 따른 지원금 1300만 원이 고작이기 때문이다.

전국재해구호협회로부터 20㎡ 크기의 임시 주거용 조립주택을 지원받긴 했지만 1년 동안만 무상지원되고 최장 3년까지밖에 연장되지 않기 때문에 이 기한 내에 집을 마련해야 한다.

우 씨는 “피해지원을 받은 것이라고는 지금까지 임시주택 하나가 전부인데 1년 안에 집을 알아보기는 어려울 것 같고 지원금에 대한 설명도 없고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그냥 너무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11일 오후 찾아간 안동시 남후면 고하리 일대는 여전히 심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검게 탄 나뭇가지는 꽃가루 대신 잿가루를 뿌리고 있었고 나무 타는 냄새는 바람이 불 때마다 코끝을 자극했다.

검게 탄 집과 창고, 돈사는 아직도 보름 전 화마가 삼킨 참혹했던 상황을 말해주고 있었다.
지난달 안동산불로 불에 탄 농기계가 보름이 지난 아직도 그대로 방치돼 있다.
간신히 재산을 지킨 일부 주민들은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었지만 이번 산불로 큰 피해를 본 일부 주민은 아직도 망연자실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안동 산불로 기르던 돼지를 모두 잃은 연 모(39)씨는 돼지농장 운영을 접기로 결심했다.

보험금도 크게 부족한 상황에 재난지원금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이다.

800여 마리의 돼지가 불에 탔지만 지원금은 한 달간 생계지원금 100만 원 이 고작이기 때문이다.

행정당국에 상황 설명을 해 한 달 100만 원의 생계지원금을 넉 달간 약속받긴 했지만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연 씨는 “생계지원금을 한 달 치만 100만 원 준다고 했는데 상황설명을 해서 안동시로부터 넉 달 치를 약속받았다”며 “보험금과 지원금이 턱없이 부족해 돈사를 접고 취업을 준비 중이지만 돈사 잔해 처리 금액과 취업을 하는 동안 생활비를 생각하면 지원금으로 감당할 수 있을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안동산불로 안동시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은 낮다.
지난달 24일부터 사흘간 이어진 안동 산불은 임야 800ha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지난 1일 안동시가 행정안전부에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공식적으로 건의했지만 산림면적 피해 대비 주민 재산피해는 경미하다는 이유에서이다.

때문에 안동시도 “관련 법령에 따른 지원으로 지원금액이 부족한 것은 알고 있지만 지방 행정단위에서 검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만약 특별재난지역으로 선정된다고 하더라도 안동 전체 시민을 대상으로 한 지원이 가능해진다는 것이지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 대한 추가지원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사회보장제도나 관련 복지 부서와 연계한 성금 모금 등의 지원 방안은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안동 산불은 최근 10년 사이 100㏊ 이상 피해를 낸 국내 산불 발생 규모 가운데 3번째로 지난달 24일 오후 3시 39분 풍천면 인금리 야산에서 시작해 26일 오후 2시 30분까지 약 47시간에 걸쳐 산림 800㏊를 태웠으며, 피해액 규모는 11억 5000만 원, 복구비용은 329억5000여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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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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