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고3 20일·초5~6학년은 6월 8일로 연기 발표
학부모 "아이 위한 결정" vs "학사 차질" 반응 엇갈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1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등교수업 일주일 재연기 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배석한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연합

고3부터 20일 시작되는 순차적 등교 수업을 앞두고 지난 5월 연휴 동안 서울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발생한 코로나 19 확진자가 전국으로 전파되면 학생들의 개학에 비상이 걸렸다.

개학 후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한 싱가포르처럼 우리나라 학교도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학생 간 접촉 빈도가 높은 학교는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지적까지 나오면서 자녀를 보낼 수 없다는 학부모도 나오고 있다.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오는 20일부터 고등학교 3학년과 소규모 초·중학교(337교)를 대상으로 단계적·순차적 등교 수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생활 속 거리 두기가 가능한 소규모 학교의 경우, 학급 내 학생 밀집도가 낮고, 학생의 돌봄 수요가 높아 조기 등교 수업에 대한 필요성이 현장에서 꾸준히 제기돼 전교생 60명 이하의 초등학교 233교(46%), 중학교 104교(39%)에서는 학교 구성원들의 협의를 거쳐 오는 13일부터 등교 수업이 가능토록 6일 결정했다.

이에 대비해 등교 수업 1주일 전부터 학생들에게 개인위생과 예방 수칙, 의심 증상 시 대처 요령 등을 원격으로 교육하고 있으며, 7일부터는 도내 전 고등학교(185교)를 대상으로 학사 운영, 교실 좌석 재배치, 방역, 급식 등 단위 학교의 등교 수업 준비 상황을 점검해 안전한 교육 활동이 이뤄지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방역 당국과 공동으로 등교수업과 관련한 가이드 라인을 마련하고, 각 학교의 특별소독, 교실 책상 재배치, 마스크 비축 등과 관련한 방역지침 마련 등을 각 학교에 안내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11일 오후 3시 긴급 브리핑을 갖고 13일로 예정돼 있던 고등학교 3학년의 등교 수업은 20일로 고2·중3·초1∼2·유치원생 등교는 27일, 고1·중2·초3∼4학년 등교는 6월 3일, 중1과 초5∼6학년은 6월 8일에 마지막으로 등교하기로 1주일씩 연기했다.

1주일 후 코로나 19 지역 감염이 안정화 되지 않을 경우 추가 개학 연기도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등교 개학 연기에 대해 학생들과 학부모들도 서로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영양지역에 고등학교에 3학년에 재학 중인 A(18)군은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하니까 불안해서 코로나 19 지역 감염 확산이 안정될 때까지 개학을 미루는 것이 맞는 것 같다”라고 말하는 반면, 안동지역에 재학 중인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은 B(18)양은 “개학이 더 미뤄지면 고3 입장에서는 수시모집 지원은 어렵게 되고 정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 같다”며 불안감을 표시했다.

고3 수험생을 둔 안동의 한 학부모(50)는 “코로나19 확대가 걱정되긴 하지만, 대입을 앞두고 언제까지 집에만 있게 할 수는 없다”며 “정부 방역에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자녀를 경산의 학부모(여·38)는 “당장 일주일 미뤄진 27일 개학하는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위생에 대한 개념이 부족해 불안한데 이태원 클럽 사태까지 발생한 상황에서 1학기는 온라인 수업으로 대처하는 등 등교개학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형기 기자
정형기 기자 jeonghk@kyongbuk.com

경북교육청, 안동지역 대학·병원, 경북도 산하기관, 영양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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