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대 경북대병원장 임기를 채우고 연임에 도전하는 정호영 경북대병원장이 13일 경북일보와 인터뷰에서 재임기간 성과와 코로나19 극복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박영제 기자
정호영 제38대 경북대병원장이 취임한 2017년 당기순이익은 66억3500만 원 손실을 기록했다. 2015년에는 당기순손실이 217억7900만 원까지 나아갔다. 지난해 경북대병원은 1억7100만 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했다. 정 원장은 “재임 기간 중 단 하루도 파업이나 분규가 없었던 데다 대구시민의 신뢰 덕분에 거의 10년 만에 흑자전환을 이뤘다”며 “국립대병원 특성상 흑자실현이 매우 어려운 가운데서도 구성원 모두가 화합하고 협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3년간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연임에 도전한 정 원장은 “2014년 최장기 파업을 겪을 정도로 노사 대립이 극심했었는데 환자와 직원의 안전, 병원의 발전과 지역민의 건강보호라는 목적을 향해 노사가 서로 양보하고 협력할 수 있었다”면서 “정부의 방침에 따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갈등이 있었지만, 비정규직 직원들이 손해를 보지 않고 고용 보장도 강화하면서 병원도 손해 보지 않는 접점을 수십 차례 노사 회의를 통해 어렵게 찾아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수술이나 외래 예약이 너무 밀려서 어떻게든 ‘기다리지 않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시내 중심의 본원 확충과 더불어 올해 7월 700병상 규모의 임상실습동 가동을 바탕으로 지역의 질병은 모두 지역에서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경북대병원은 2월 18일부터 대구시민, 대구시와 함께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였다. 정 원장은 “지역 대학병원장들, 메디시티대구협의회 이사들, 전국 상급종합병원장과 보건복지부, 전국 국립대병원장들과 5~6개의 화면을 띄워놓고 SNS로 소통하면서 대책을 마련했던 기억이 새롭다”며 “대구에서 제안한 생활치료센터를 통해 경증과 중증 환자를 분리해 치료하면서 미국이나 유럽, 일본과 같은 의료붕괴를 막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구혁신도시에 있는 중앙교육연수원에 마련한 전국 1호 생활치료센터를 우리 병원이 맡게 됐다”며 “병실이 없어서 집에서 대기하던 환자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태를 겪으면서 생활치료센터가 더욱 절실했었다”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메디시티대구협의회’라는 세계 유일의 보건의료협력단체가 잘 짜여 있었던 덕분에 대구가 코로나19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었다”며 “전국에서 대구를 찾아 도움의 손길을 내민 의료진들의 헌신도 빼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다 사이토카인 폭풍 증상까지 겹쳐 사경을 헤맨 26살 청년을 2개월여 만에 살려낸 것과 관련해서는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서 힘이 들었지만 건강하게 일상으로 복귀하도록 도왔다는 게 뿌듯하다”며 “모든 생명이 소중하지만 젊디 젊은 청년을 꼭 살려내야 한다고 주치의에게 다짐을 받았었다”며 활짝 웃었다.

정 원장은 “응급의료센터와 외상센터, 심뇌혈관센터, 고위험산모치료, 어린이병원 등은 경영이나 수익을 생각하면 실현이 어렵지만, 본원은 대구의 권역책임병원, 칠곡경북대병원은 경북의 권역책임병원을 맡아 공공의료의 책임을 수행하고 있다”며 “조만간 경산재활병원과 임상시험센터병원을 을 개원해 공공성을 더 강화하겠다”고 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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