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치료제 플루복사민(fluvoxamine)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 후보 약물로 지목돼 임상시험에 들어간다.

플루복사민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 계열의 신세대 항우울제로 우울증, 강박장애(OCD) 치료에 쓰인다.

미국 워싱턴대학 의대 정신의학 전문의 에릭 렌즈 박사 연구팀은 플루복사민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시작한다고 영국의 일간 더 선(The Sun) 인터넷판이 13일 보도했다.

연구팀이 플루복사민을 선택한 것은 코로나19 환자의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을 차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플루복사민은 작년 패혈증(sepsis)과 관련된 치명적인 염증 폭발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버지니아대학 면역학센터의 알반 골티에 박사 연구팀의 쥐 실험으로 밝혀진 바 있다.

사이토카인은 면역세포의 활동을 돕는 단백질이지만 사이토카인이 지나치게 많으면 과잉 염증반응을 유발, 폐 등 체내 장기에 손상을 가해 복합 장기부전을 일으킨다.

패혈증은 인체에 침입한 세균에 혈액이 감염되면서 면역체계의 과잉 반응에 의해 염증이 폭발, 복합 장기부전과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워싱턴대학 연구팀은 플루복사민이 코로나19 환자의 증상 악화를 막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임상시험을 결정한 것이다.

임상시험은 일리노이와 미주리주에서 코로나19로 진단된 환자 152명을 대상으로 가정에서 격리된 상태에서 진행된다.

환자들은 플루복사민 또는 위약(placebo)을 복용하면서 체온계, 산소포화도 측정기(fingertip oxygen monitor), 자동혈압 모니터로 매일 전화 또는 온라인을 통해 산소포화도와 활력 징후(vital sign: 체온, 맥박, 호흡, 혈압)를 임상연구팀에 보고한다.

이 임상시험은 의사들의 면밀한 감시 아래 진행되기 때문에 환자들에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한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플루복사민은 증상이 악화돼 병원에 입원하는 것을 막아줄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은 감염질환 치료에 웬 항우울제냐 하겠지만 말라리아약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지목되고 있는 것이나 다를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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