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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천의 세상이야기] 통합당 정체성의 화두는 무엇인가
[유천의 세상이야기] 통합당 정체성의 화두는 무엇인가
  •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 승인 2020년 05월 14일 16시 29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5월 15일 금요일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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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4·15 총선이 끝난 지 15일로 한 달이 됐다. 괘멸적 참패를 당한 미래통합당은 아직도 선거 패배에 대한 분석이나 토론, 참회, 수습방안에 대한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 한 달 동안 새 동력을 찾지 못하고 리더도 꿈도 없이 시간만 허비하며 당의 진로가 오리무중이다. 당내선 벌써 영남권 당선자들을 주축으로 ‘김종인 비대위 꼭 필요한가?’라는 기류가 흐르고 ‘주호영 비대위 체제론’도 가세를 하는 등 당권을 잡은 세력들의 ‘말발’이 커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당혁신과 ‘보수재건’을 목표로 내세운 소장 개혁 그룹의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재선인 김성원 의원(동두천-연천)이 주도하는 삼정개혁(정치-정책-정당개혁) 모임과 3선의 유의동 의원(평택시을)의 정책정당 스터디모임, 전국초선모임, 부산초선모임 등의 물밑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대부분 모임이 당의 쇄신과 혁신을 요구하고 있으나 무엇보다 변화의 출발점은 국민의 밑바탕에 흐르는 민심의 저류를 정확하게 읽어내야 한다. 자칫 개혁을 표방한 여러 모임이 세력화되어 백가쟁명식 주장을 무분별하게 하게 되면 오히려 당내 자중지란의 불씨가 되어 배가 항해도 하지 못하고 좌초할 수도 있다.

곧 있을 당선자 총회 겸 연찬회가 열리면 당의 현안인 ‘김종인 비대위’문제 등 당지도 체제 논의에 대해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비대위가 되건 되지 않든 간에 통합당이 해야 될 최우선 과제는 수도권을 비롯해 중도층, 청·장년층, 호남지역까지 아우려는 외연 확대정책이 시급하다. 외연확대가 되지 않으면 통합당은 영남당이라는 지역당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미래통합당 청년 정치인들의 모임인 ‘청년비상대책위원회’가 오는 18일 광주에서 열리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여 과거 당내 일부 인사들의 5·18 관련 망언 논란 등에 대해 사죄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40주년 기념식에는 통합당 초선의원 일부도 청년비대위원들과 동참할 예정이다.

청년비대위원들은 지난 4·15총선 때 호남지역과 서울 등지에서 출마를 했다 낙선한 30대들로 이들은 “앞으로 통합당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통합당이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이려면 청년비대위원들의 이런 용기 있는 행동에 당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많은 보수 국민들은 통합당의 중진 정치인들이 눈앞의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을 ‘새 이념’에 관심을 가지고 후배 정치인들을 이끌어 가길 희망하고 있다. ‘새 이념’에는‘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핵심 가치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바꿀 수 있는 발상의 대전환을 해야 한다. 시대와 국민들도 바뀌어 졌다.‘공론화’, ‘공정’같은 진보 좌파의 어젠다도 수용할 자세가 필요하다. 보수 지식인들도 시대가 변한 만큼 적극적으로 논의를 이끌고 당에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어느 민주당 인사는 총선 후의 통합당 모습을 “선거에 졌는데도 진 사람 같지 않고, 네 번의 선거에 모두 졌는데도 여전히 패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고도성장의 경제적 과실, 반공 이데올로기, 지역주의 등 보수 정당을 지탱하던 요소들이 모두 사라졌는데도 보수는 새 동력을 찾지 못하고 꿈도, 리더도, 품위도 없는 3무(無) 상태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통합당이 살아남을 길은 당선자들의 연찬회도 좋지만 당의 기반인 평당원까지 참여하는 선거 패인 분석 토론을 해야 한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결론에 도달할 때까지 막장까지 가야 한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의원들 중심의 당 운영 체제도 과감히 바꾸어야 한다. 정치적 의사 결정을 의원들이 독점해온 병폐를 없애야 한다.

의원들이 당의 진로와 정체성에 대해 당원들과 토론하며 밑바닥부터 혁신의 방향을 잡아가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새로운 리더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새로운 정치 지도자는 누가 점지하는 것이 아니다. 치열한 공론화 과정 속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김종인 전 통합당총괄선대위원장이 밝힌 차기 통합당 대선 후보자의 자격(40대 경제전문가)에 얽매이지 말고 보수 대통합을 이끌고 갈 수 있는 중도보수의 역랑 있는 인사면 누구든지 출사표를 던져 시험을 받아보는 용기가 필요한 때다. 뒷담화나 즐기면서 앞에서 웃고 뒤에서 비수를 겨누는 좀비류의 인사는 이제 정치권에서 사라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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