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재 영천경찰서 부청문감사관 경위

예상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창궐로 우리는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일상을 살고 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비상인 지금, 한때 인터넷 등을 통해 심금을 울렸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IMF때 회사 부도 후 집은 물론 가족까지 잃게 된 A씨의 이야기이다. 빚더미에 올라서 친구의 집을 기웃거리며 동가숙서가식 하던 A씨, 이마저 친구들이 반기지 않자, 그는 결국 노숙자가 되었다.

몇 일 간 한 끼를 못 먹어 앞이 보이지 않았다. 서울 용산역을 배회하던 중 비좁은 골목길에서 허름한 국숫집을 보았다. 국수 삶는 할머니가 보였다. 무작정 들어가서 국수를 시켰다. 허겁지겁 먹고 있는데 할머니가 그릇을 빼앗아 간다. 처음보다 더 많은 양을 담아 가져다 주셨다. A씨는 그냥 계속 먹었다.

걱정이 되었다. “돈이 없는데 어떡하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던 중에 할머니가 다른 이의 국수를 삶는다. 이때다 싶어 냅다 도망쳤다.

할머니가 뒤에서 소리친다. “거기서”, “어딜 가”, “돈 내놔” 라는 줄 알았다. 아니었다. “뛰지마” “다쳐” “그냥가” 였다.

막다른 골목에서 A씨는 눈물과 콧물이 범벅되어 몇 시간을 울었다. 펑펑 울었다.

노숙자로 인생을 포기하던 A씨는 할머니 세 마디 말로 재기에 성공했다.

코로나19 확산 예방책으로 외출자제, 일상 생활 속 사회적 거리두기, 아프면 3~4일 집에 머물기, 매일 두 번 이상 환기하고 주기적으로 소독하기, 30초 손 씩기와 기침은 옷 소매에 하기 등이다. 코로나19 우울증에, 아동폭력까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 어느 직장에서는 팀장이 건강한 동료에게 ‘확~찐자’ 라고 말하여 고소를 당하며 구설수에도 올랐다.

작은 말 한마디에 한 사람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 팔순이 넘어서도 국수를 삶는 서울 용산역 국수 할머니는 어려운 사람들이 국수를 먹고 힘을 내기를 아직도 기도하고 계실 듯 하다.

지금은 모두에게 어려운 시기이다. 이럴 때일수록 따뜻한 위로의 말 한마디로 가족과 친지를 한 번쯤 뒤돌아보고, 직장 식구들에게도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보는 것은 어떨까?

따뜻한 말 한마디, 사람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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