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코로나19 사태로 미뤄진 학생들의 등교 개학을 예정대로 할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정부 계획에 따라 20일 고3 학생들부터 등교 개학이 이뤄지게 됐다. 20일 고3 학생들에 이어 27일 고2·중3·초1~2·유치원생, 6월 3일 고1·중2·초3~4학년생, 6월 8일 중1·초5~6학년 학생들이 등교하게 된다.

3개월 간 중단되다시피 한 학사 일정을 더 이상 미루기 어렵고, 특히 대학 입시를 앞둔 학생들의 불안감을 외면하기 힘든 교육당국의 고충은 이해할 수 있지만 우려되는 것이 한둘이 아니다. 자칫 일선 학교에서의 방역에 구멍이 뚫리게 되면 학사일정은 물론, 대학 입시 또한 심각한 상황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는 조금의 방심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태원 사태로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태원 사태로 우려했던 학생들의 집단 감염사례까지 발생했다. 이태원 클럽에 갔던 인천의 한 학원 강사에게 수업을 받은 고등학생 5명과 동료 강사, 과외 수업을 받은 중학생 쌍둥이 남매와 엄마까지 집단 감염을 일으켰다. 아찔한 것은 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은 13일이 당초 고3 학생들의 등교개학 예정 날이었다. 등교개학을 강행했더라면 학교 집단감염이 일어날 뻔 했다.

등교 개학은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혹시라도 학교 내 감염이 일어나면 차단이 쉽지 않아 지역사회 감염으로 폭발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하는 빈틈 없는 대비책을 주문하는 것이다. 학사일정이나 대학입시에 쫓기다 보면 학생 안전이나 방역에 대한 판단에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높다.

등교 개학을 앞두고 경북교육청이 시행하기로 한 ‘경북형 등교 수업’이 눈길을 끈다. 유치원의 2~5부제 등원, 25학급 이상 과대 초등학교의 격일제나 격주제 등교 수업, 등교 수업과 원격 수업 병행 계획 등의 학교 안전 대책이다. 특히 중3과 고3은 매일 등교하고, 중학교 16학급 이상과 고등학교 25학급 이상인 학교는 1,2학년은 학년 단위 격주제로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학사 일정에 얽매이기보다 학생 안전을 최우선 하는 방역과 학생 안전의 관점에서 학습 환경을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등교 개학을 다섯 차례나 연기하며 고통을 감수해 왔다. 학교가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나 신속하게 정상화 되기 위해서는 철저한 방역으로 학교 내 감염 사례가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한다. 철저한 대비만이 학생의 안전과 지역감염을 막을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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