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합금지명령' 발동 첫 주말…대구시, 아직 위반사례 없어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집단 감염 확산으로 전국 12개 시·도 유흥업소 집합금지 행정명령이 내려진 가운데 16일 밤 대구 수성구 두산동 유흥가에 있는 유흥업소들이 문을 닫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대구지역 음식점과 일반 주점 등은 주말을 맞아 많은 시민들이 찾았다.

반면 집합금지명령이 내려진 유흥주점은 문을 닫아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지난 16일 오후 10시께 클럽이 밀집해있는 대구 중구 동성로4길 곳곳이 빛을 잃었다. 클럽의 신나는 음악 소리와 화려한 조명이 사라지면서 주말마다 활기를 띠었던 거리도 덩달아 침묵했다. 앞서 대구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클럽과 유흥·감성주점, 콜라텍 등 시설을 대상으로 집합금지 긴급행정명령을 발동하면서 젊은 청춘들의 발길이 줄어든 것이다.

클럽과 감성주점 등 각종 유흥시설이 문을 닫으면서 인근 술집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골목 곳곳에 자리 잡은 술집에는 1∼2팀의 손님들이 술잔을 주고받을 뿐이었다.

업주 A씨는 “손님들이 술 한잔 마시면서 클럽 입장을 기다리곤 했는데, 클럽이 문을 닫으면서 이런 고객들이 사라진 상태다”며 “코로나19가 처음 확산했던 때보다는 덜하지만 힘들긴 마찬가지다”고 토로했다. 이어 “유흥주점으로 영업허가를 받은 다른 술집들까지 문을 닫아 골목이 더 어두워졌다”며 “코로나19가 빨리 끝나길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바람을 전했다.

반면 삼덕소방서 뒤편 골목 등 상대적으로 동성로 중심가에 속하는 일부 구역은 젊은이들로 북적였다. 특히 거리로 통하는 출입문과 창문을 모두 활짝 열어놓은 술집 2∼3곳에 사람이 몰렸다.

이날 친구 생일파티를 위해 동성로를 찾았다는 B씨 일행은 “밀폐된 공간에서 코로나19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들었다”며 “창문을 모두 열어놓으니까 개방된 공간이라는 느낌이 들고 다른 곳보다는 안전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9시를 전후한 시간. 달서구 상인역과 진천역 주변 음식점들은 오랜만에 많은 손님들이 찾았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일반 포차 형식의 술집들은 젊은 층들의 발길이 꾸준했다.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주점에 들어갔지만 이내 술기운이 오르자 마스크 착용률은 떨어졌다.

그래도 주점을 나올 때는 다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된 모습이었다.

반면 식당가와 주점 인근 노래방들은 손님의 발길이 끊겼다. 절반 정도는 문을 닫았으며 영업 중인 노래방도 노랫소리가 흘러나오지 않았다.

손님들의 주차를 도와주기 위해 가게 밖에 나와 있던 노래방 점주는 아직 한팀도 받지 못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해당 업주는 “행정당국에서 방역 관련으로 방문을 하는 데 사실상 단속”이라며 “최근 이태원 집단 감염 원인으로 노래방이 꼽히면서 손님 보기기 쉽지 않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업주 입장에서는 술을 드시고 온 손님들에게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을 지켜 달라고 요구하기 쉽지 않은 것도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대구시의 점검 결과 지난 17일 집합금지명령을 어긴 유흥업소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5명으로 구성된 2~3개 팀이 각 구·군과 합동으로 점검을 벌이고 있다.

점검 결과 대부분 시민들이 노래방 등을 찾지 않고 있으며 다만 주류보관이 불가능한 노래방 3곳이 이날 하루 동안 적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집합금지명령을 이행하는지 여부를 매일 점검하고 있다”며 “아직 위반 사례는 나오지 않고 있으며 노래방 등은 시민들 스스로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김현목, 전재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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