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평균보다 약 20%p 높아…경북 47.2% '경험 있다' 응답

지역별 불안·우울감 수준. 경기연구원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끝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경북·대구 지역민의 절반가량이 불안·우울감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7면

19일 경기연구원이 전국 17개 광역시도 15세 이상 15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국민 정신건강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47.5%(전국평균)가 불안·우울을 느끼고 있었다.

증상을 정도별로 나누면 ‘다소’ 불안하거나 우울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45.7%, ‘매우 심하게’ 느끼는 비율은 1.8%였다.

특히, 대구시민의 불안·우울감은 전국 평균보다 약 20%p 높은 65.3%로 나타났다.

경북은 전국평균과 비슷한 수준의 47.2%로 집계됐다.

이 외에도 부산(55.4%), 대전(54.5%)을 비롯해 강원·충남(각 50%), 경기(47.6%) 등이 평균 수준을 웃돌았다.

전체 응답자의 20.2%는 코로나19로 수면장애를 경험한다고 대답한 가운데 대구시민은 그 비율이 30.6%로 월등히 높았다.

또 코로나19가 안겨준 스트레스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1.5배, 경주·포항 지진의 1.4배, 중증질환의 1.3배, 세월호 참사의 1.1배 등 다른 재난 상황보다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정도 또한 5점 척도 기준 4.1점을 기록하면서 메르스(2.8점), 경주·포항 지진(2.8점)보다 높았다.

연령대별로 보면 10대 40.0%. 20대 44.5%, 30대 46.5%, 40대 48.2%, 50대 52.2%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불안·우울감을 호소하는 비율도 많아졌다.

직업별로는 전업주부(59.9%)가 가장 높았고 자영업자(54.3%), 계약직 근로자(53.4%), 중고등학생(46.8%), 무직자(46.7%)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조사 대상의 대부분(67.3%)은 확진자에 대해 위로와 동정을 느끼고 있었다.

이 외에도 16.2%는 분노·원망을, 16.5%는 감정이 없다고 응답했다.

언론을 통해 코로나19 소식을 접할 때 느끼는 감정으로는 특정 개인·단체의 일탈 행동에 대한 원망(22.7%), 코로나19가 지속할 것이라는 절망감(16.3%)과 함께 일선 의료인력에 대한 응원(19.2%), 정부와 방역정책 응원(12.3%) 등 긍정적인 답변도 적지 않았다.

응답자 절반(49.6%)은 코로나19로 인한 심리적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심리정신 지원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이은환 연구위원은 “코로나19는 사회경제적 손실과 경제위기 못지않게 국민 정신건강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국민 트라우마 확산, 즉 멘탈데믹(mentaldemic)에 대비해야 한다”이라고 강조했다.

또 “심리정신적 트라우마를 회복하기 위해 계층·대상별 국민 맞춤형 심리정신 회복 프로그램 도입, 자살 증가 예방 및 심리백신 프로그램 도입, 국공립 의료기관의 감염병 정신응급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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