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소비지출 구성비 통계청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가 유행하기 지난 1분기의 가계 씀씀이는 많이 줄어들고 소비패턴도 바뀐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지출은 394만5000원으로 4.9%가 감소했다.



소비지출은 287만8000원으로 6%가 감소했고 비소비지출은 106만 7000원으로 1.7%가 감소했다.

특히 의류·신발의 경우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28%가 감소했고 교육이 26.3%, 오락·문화 25.6%, 가정용품·가사서비스가 11.6%, 음식·숙박이 11.2%, 주류·담배 4.2%가 감소했다.

반면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는 10.5%가 증가했고 보건 9.9%, 교통 4.3%, 통신 0.5%, 기타상품서비스는 3.1%가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 19 확산으로 외출을 자제하면서 의류와 교육, 오락, 숙박 등 외출 자제로 인한 지출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대로 집에 머물고 있는 시간은 늘면서 식료품에 대한 지출과 마스크와 손 소독제 구입 등의 보건 분야의 지출은 크게 상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 통계청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1.7% 감소한 비소비지출의 경우 코로나 19 등으로 교회나 사찰 등에 가지 못해 종교 기부금이 줄어들어 비영리단체 이전지출은 12.7%, 가구 간 이전지출은 10.1%가 감소했고 경상조세, 사회보험료, 이자비용은 각각 1.3%, 10.7%, 7.2%가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2분기에는 더 크게 반영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강신욱 통계청장은 브리핑을 통해 “전년 4분기에 비해 다음연도 1분기는 계절적 요인으로 지출이 증가하는 게 일반적인데 올해는 전년 4분기에 비해서도 지출이 감소해 이전 시계열과 달리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소비지출에서 코로나 19 영향이 비교적 분명하게 관측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제위기가 있었던 1998년이나 2008년의 소비지출 감소와 비교하더라도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 19의 장기화로 가계소득에도 적잖은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1/4분기 소득은 535만8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3.7%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이마저도 실질소득은 2.5%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경상소득이 지난해 1분기 대비 2.4% 증가한 가운데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각각 1.8%와 2.2%가 증가했으며, 이전소득은 4.7%(공적 이전소득 13.4%, 사적 이전소득 -8.2%) 증가했다.

경조 소득과 퇴직수당 및 실비보험 수령 금액 등의 비경상소득은 79.8%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구현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코로나 19 영향으로 소득 증가세가 둔화한 모습”이라며 “1분기를 월별로 살펴보면 소득 1·2·3분위는 1월에는 소득지표가 좋았고 2월에도 소득 지표가 나쁘지 않았지만 3월 이후 급감해 코로나 19가 소득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영업자들이 코로나 19로 인한 경기악화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사업 소득이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상위 20~40%인 4분위 사업소득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2.3% 급감했고 소득 상위 0~20%인 5분위의 사업소득도 1.3% 줄었다.

또 이와 함께 일자리 사정이 나빠지면서 소득 중하위층인 1·2·3분위의 근로소득도 지난해 1분기 대비 각각 3.3%, 2.5%, 4.2%가 줄어들었다.

1·2·3분위 근로소득이 동시에 감소한 것은 지난 2017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특히 소득 최하위층인 1분위의 경우 1분기 근로소득이 149만8000원으로 지난해 1분기 149만9000원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통계청은 이를 코로나 19로 취업자 수가 감소한 영향으로 평가하는 한편 2분기에는 코로나 19가 가계 소득에 더 큰 타격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 청장은 “통계청 고용동향에서 임시·일용직 감소 폭이 크게 나타난 것을 감안하면 이런 추세가 지속 될 경우 일자리의 소득, 특히 근로소득 증가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예측을 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목 기자
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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