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체 형성률 높지 않을 것 예상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연합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 규모, 집단 면역 형성 수준을 파악하기 위한 항체 조사를 조만간 시행한다.

다만, 국내 항체 형성률은 높지 않을 것이라는 게 방역당국의 예상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21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항체검사와 관련, 현재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통해서 약 500여건의 혈액샘플을 입수했다”며 “이 밖에도 (경북과 대구 등)특별위험지역을 중심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잔여 검체를 중심으로 1000건에 대한 검사 진행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외 조사 결과, 항체 형성률이 최고 20%대인 점에 미뤄 국내 항체 형성률이 높을 것 같지 않다”며 “높은 형성률이 아니라면 기존의 방역수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감염병에 걸린 뒤에는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가 형성된다.

스웨덴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 방어전략으로 채택한 집단 면역은 고령자나 환자 등을 제외한 건강한 사람들이 일정 비율 이상 면역력을 갖게 되면 바이러스가 옮겨다닐 숙주를 찾지 못해 집단 전체에 면역 효과가 생길 거란 원리를 내세웠다.

문제는 집단 면역이 생기려면 인구의 50∼60%가 코로나19에 감염돼 항체가 형성돼야 하는데 국민의 절반 이상이 감염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권 부본부장은 “스웨덴이나 외국의 많은 지역 면역을 확보함으로써 코로나19를 막는다는 얘기들을 여러 보도를 통해서 접하고 있는데, 사실은 집단 면역이라는 것은 이론일 뿐 현실에서는 이루어질 가능성이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실제로 미국 뉴욕의 경우 지난달 실시한 무작위 검사 결과 주 전체의 항체 형성률이 13.9%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코로나19가 크게 유행한 스페인의 항체 형성률도 고작 5%에 불과했다. 마드리드 등 피해가 컸던 지역도 11∼14%에 머물렀다.

권 부본부장은 “결국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거리 두기의 완약, 거리 두기의 강도, 기침 예절 등을 비롯한 각자 개인위생의 철저한 준수가 어떤 상황에서든 가장 강력한 방역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독감 유행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독감 무료 예방접종 대상을 고등학교 3학년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노인 접종 대상 연령도 현재 65세 이상에서 60세 이상으로 낮추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1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독감 접종 권고 대상자를 고등학교 3학년까지 늘려, 어린이와 청소년, 만 60세 이상 노인으로 대폭 확대하는 안에 대해 예산당국과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생후 6개월∼중학교 1학년, 65세 이상 노인, 임신부 등에 대해 무료로 독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만약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그리고 60∼64세가 전부 포함되면 독감 무료접종 대상은 총 590만명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 윤 총괄반장은 “독감과 코로나19의 증상이 상당히 유사하고, 유행 시기가 겹치기 때문에 독감 유행을 최소화하면 코로나19 증상을 보이는 사람을 걸러내기가 조금 더 용이해 질 것”이라며 “접종 대상이 추가됨에 따라 필요한 백신에 대해서는 충분하게 공급을 받을 수 있도록 백신 업체와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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