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재보선까지 비대위 운영…청년·전문가 포함 '9인 체제' 예상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김 내정자의 사무실에서 만난 뒤 나오고 있다.연합
4·15 총선 참패 이후 당 지도부 공백 사태에 놓였던 미래통합당이 우여곡절 끝에 ‘김종인 비상대책위’로 재출범하게 됐다.

당초 비대위원장의 임기 문제로 이견을 보이던 통합당과 김종인 내정자는 신임 주호영 원내대표의 내년 4월 재보선까지 임기 의견에 전격 합의 하면서 당 재건의 닻을 새롭게 올리게 됐다.

김 내정자는 오는 27일께 4·15 총선에 낙선한 후보들을 포함한 전국 당협위원장 연찬회를 열어 총선 참패의 원인 진단과 함께 향후 당 혁신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엔 오는 28일 열리는 전국위원회를 겨냥해 ‘김종인 비대위’의 비전을 밝히고 지지를 호소한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위원회와 상임전국위원회에서 당헌 부칙에 규정된 ‘8월 31일 전당대회’ 조항이 삭제돼야 김 내정자의 비대위원장직 취임이 절차적으로 완료되기 때문이다.

다음 달 1일 정식 출근하는 김 내정자는 당무보고를 받은 뒤 곧바로 주 원내대표와 통합당의 이념과 정책 노선을 새로 세우는 일에 매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내정자는 당장 인물과 노선, 정강·정책을 총망라해 고강도 쇄신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쇄신의 신호탄이 될 비대위 인선의 핵심 키워드는 ‘청년·전문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내정자는 경제·복지·고용 등 각 분야의 30·40세대 외부 전문가 4인을 포함한 총 9인으로 비대위를 구성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선 현역 의원 중 초·재선 그룹에서 1명씩을 추천받고, 주호영 원내대표와 이종배 정책위의장이 당연직으로 비대위에 참여한다.

김 내정자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내정자가 80대 원로이고, 주 원내대표와 이 정책위의장 등 60대 중진의원이 비대위에 들어가 있으니 나머지 인선은 젊고 개혁적인 그룹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정책 노선과 관련해 반공과 자유시장경제 등 그동안 보수진영이 매달려온 전통적인 노선에서 벗어나 진보·보수 이념을 초월해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게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그동안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부자와 기득권’을 비호하는 정당이라는 통합당 이미지에 문제의식을 표출해왔다.

당내에서도 차기 대선의 화두가 될 ‘기본소득제’, ‘전국민 고용보험제’ 등 경제·복지정책의 기본 방향부터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김 내정자 측 관계자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는 약자가 점점 많아질 수밖에 없는데, 돈과 힘 있는 사람들만 대변한다는 이미지를 통합당이 계속 가진 한 앞으로 선거에서도 연전연패라는 게 김 내정자의 생각”이라며 “이런 문제의식을 반영한 정강·정책 개정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4월 재보선을 위한 인물 발굴도 당 재건의 핵심이다.

당 일각에선 ‘슈스케’나 ‘미스터트롯’ 방식의 국민경선제로 인재 영입을 자연스레 유도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당 관계자는 “복지와 경제 정책의 핵심 이슈를 여권이 선점한 상황에서 가뜩이나 인재도 없는 통합당은 상황을 뒤바꿀 방법이 없다”며 “부산시장과 차기 대선 등 큰 선거에 나설만한 후보를 압축해 가는 과정을 국민들께 보여드리고 인물을 키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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