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주류 눈치 보고 입맛 맞추는 하부조직 전락"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 출범을 맞아 여의도연구원(여연)을 바로 세우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좌우 진영을 통틀어 최고의 싱크탱크라는 과거 위상은 오간 데 없고 통합당의 4·15 총선 참패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될 정도로 조직과 기능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혹평 일색이다.

정책 및 전략 개발과 기획능력은 물론이고 최고의 정확도를 자랑했던 여론조사 역량조차 허물어졌다는 탄식이 나온다.

정치컨설팅 민의 박성민 대표는 지난 21일 통합당 당선자 워크숍에서 “민주연구원과 여연의 전략은 비교가 안 된다”고 호된 비판을 가했다.

여연의 추락을 두고 당대표와 주류 눈치를 보고 그들의 입맛을 맞추는 하부 조직이 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여연은 지난 총선 기간 내내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합쳐서 150석은 얻을 것”이라고 공언했고, 막판까지 여론조사에서 크게 밀리는데도 “표본에 여권 지지자가 과다하게 들어간 탓”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황교안 전 대표는 물론이고 당 전체에 “보수의 분노한 숨은표가 20%는 된다”는 오판을 초래했다.

이와 관련 여연의 재건 방안으로는 “별도 싱크탱크를 만들어 전직 의원이나 보좌진에게 정책 기능을 맡기자”(박성민 대표), “당 대표와 이사장을 분리하자”(김세연 의원)는 의견이 주로 제기된다.

일각에선 원장 자리를 당 대표 측근이 독점하지 못하도록 당 대표와 이사장을 분리하는 당헌·당규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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