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주산지 영천 신녕·화산면, 밭 갈아엎고 모심기 준비 눈길

화산면 부계리의 이희도씨가 마늘밭을 포전하고 있다.권오석 기자
초여름 날씨를 방불케하는 지난 23일 오후 마늘 수확철을 앞둔 영천지역의 마늘 최대 주산지인 신녕면과 화산면 마늘밭을 둘러봤다.

마늘밭에 곳곳에는 이른 아침부터 나와서 일하고 있다는 농민들은 마늘쫑을 제거하며 분주히 움직이는가 하면, 마늘밭을 갈아엎은 농민은 모심기 준비에 여념이 없다.

승용차 차창 너머로 마늘밭이 펼쳐진 신녕면 매양리·왕산리·완전리와 화산면 덕암리·대안리 등을 둘러보는 가운데 마늘밭을 갈아엎은 화산면 부계리에 사는 이희도(66)씨를 찾았다.

농로 길을 달려 부계리 마을에 들어서자 코끝을 찌르는 마늘 냄새들이 진동했다.

이 씨는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폐전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새벽부터 자식들과 함께 예초기로 마늘을 베고 비닐을 걷어내고 로터리로 마늘밭을 갈아엎고 있다는 것.

또 “지금부터 6월 초 수확기까지 인건비가 가장 많이 든다”며 “나중에 시세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마늘밭을 갈아엎으면 적자는 안 볼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민들이 먹고살려고 농사를 짓지 폐기하려고 농사를 짓는 게 아니다”며 “마늘을 재배하는 농민들이 살아갈려면 최소 ㎏당 3000원대는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정부가 제주·전라도의 남도 마늘과 경남·북의 대서종 마늘 평당 수확량이 4㎏과 7㎏으로 다른데도 불구하고 기준치를 잡아 수확량이 항상 어긋난다”면서 “마늘 종류와 평균 수확량이 다르기 때문에 기준을 바로 잡아줘야 하고 가격 산정도 다르게 해야 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신녕면의 한 농민은 “항상 가격이 문제다. 올해 작황이 좋으면 뭘 하나, 산지 폐기 들어가는 거 보면 모르겠냐”며 “농민들은 풍년에는 시세 떨어져 울고, 흉년에는 팔 물건이 없어 운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영천시는 올해 마늘재배 면적이 평년 2만4000㏊ 보다 773㏊ 증가한 가운데 생산량은 5만여t 증가할 전망이어서 정부의 2020년산 마늘가격안정제에 발맞춰 1차, 2차, 3차에 걸쳐 난지형 마늘재배면적을 산지 페기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마늘 생산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재배농가의 가격 안정과 면적 및 출하조절 등을 통한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시행했다”고 밝혔다.

권오석 기자
권오석 기자 osk@kyongbuk.com

영천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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