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응책 마련 고심

정부와 한국철강협회가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세계 경제 유동성 악화로 조선·자동차 등 전방산업 부진과 중국의 철강 생산량 확대 등으로 위기에 처한 국내 철강업계 대응력 강화에 나섰다.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업계 따르면 국제 금융위기와 중국의 철강 과잉생산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던 국내 철강산업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 및 영업이익 감소 등 위기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국제금융위기 이후 국내 조선업계가 주력해 왔던 LNG선 수주 역시 최근 중국에게 내주기 시작하면서 포스코코로나시대 철강산업 구조에 더 큰 시련을 예고 하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안정감을 찾기 시작한 중국이 조선과 철강을 비롯 제조업 전반에 걸쳐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한국 철강업계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는 등 특단의 대책마련이 요구된다는 것.

실제 최근 러시아 국영에너지회사인 노바텍이 발주한 LNG선 10척 중 대우조선해양이 5척을 수주하고, 나머지 5척은 중국 후둥중화조선소가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조선업계는 중국 조선업계가 세계 선박시장으로 나서면서 과거 화물선·유조선 등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되자 고부가가치선박인 LNG선박 시장으로 눈을 돌렸었다.

그리고 불과 수년전만 하더라도 전 세계 LNG선의 90%가량을 수주하는 등 우위를 보여왔지만 올 들어 중국 조선업계의 공세가 시작되면서 이마저도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조선업은 대표적인 철강 전방산업이어서 수주경쟁에서 중국에 밀리게 될 경우 국내 철강업계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세계적인 철강 수요 감소로 인해 국내 철강업계가 사실상 감산상황으로 접어든 가운데 중국이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을 앞세워 생산량을 늘리기로 함에 따라 또 다른 위기로 내몰리게 됐다.

실제로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대표 철강업계는 지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현대제철은 2분기 실적 역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자칫 3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감산여부에 대한 신중한 검토에 들어갔으며, 지난 2월부터 수리에 들어간 광양 3고로 수리 규모를 확대하는 등 사실상 감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철강업계의 위기가 가시화 되자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철강협회는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포스트 코로나 산업전략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은 “코로나19 이후 전방산업 위축 등으로 인해 전 세계 철강사들이 감산에 나섰지만 중국만 생산량을 늘리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관련 중국은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국내 경제 회복을 위해 대규모 경기부양대책을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뒷받침하고 있지만 중국이 철강생산량을 늘릴 경우 국내 철강업계가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철강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철광석 가격이 t당 1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반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철강가격은 인상하지 못하면서 경영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산업부와 철강협회는 이런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지난 15일 산업전략회의 후 20일 협회 산하에 철강 유동성 위기 신속대응팀을 신설,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신속대응팀은 철강업계의 유동성 정책금융 애로 사항을 접수하는 창구 역할과 함께 철강업체와 금융기관간 정책금융 애로 해결 등에 나설 예정이다.

또한 철강기업들을 대상으로 유동성 위기 정책금융 애로사항을 발굴해 정부 및 관련기관에 건의키로 하는 등 대응방안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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