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장 규모·구조 파악 가능

부조(시장 모습)
경북 포항지역 교사가 110년 전 형산강 부조장터 형산과 제산 사이의 윗부조장과 부조 나루의 모습이 촬영된 사진을 발견해 주목을 받고 있다.

형산과 제산 사이의 형산강 어귀에 위치한 부조장은 1890년대에 번성했다. 그러나 사진이나 문헌의 부족으로 그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으나 1910년대 부조장과 관련된 사진의 발견으로 그 당시 시장의 모습과 강을 이용한 상업 활동을 복원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평소 포항의 역사와 형산강 주변의 문화에 관심을 가진 영일중학교 하억찬 교사가 중앙국립박물관에 소장하고 있는 조선총독부박물관에서 생산한 유리건판 사진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한 파일을 조사하던 중 ‘경북 영일군 부조 형산강 풍경’이란 제목의 사진을 발견했다. 사진을 세밀하게 살피던 중 사진 아랫부분 오른쪽에 윗부조장터의 모습과 왼쪽(제산)에 나룻배를 타고 있는 주민의 모습을 확인했다.
부조 (제산 나루)
이 사진을 촬영한 도리이 류조(1870년~1953년)는 일본의 고고, 인류, 민속학자로서 경술국치 후 ‘조선총독부 촉탁의 학술조사사업’에 참여해 조선인에 대한 체질인류학·민속학·고고학 등 여러 방면에 걸친 조사한 인물이다.

그는 1914년 겨울에 제3회 사료 조사 기간(1913.12 ~ 1914.3)에 1914년 겨울에 포항지역을 방문해 석기시대 유적, 고건축, 고분과 조선인 생체 측정 등의 조사에 임하고 그것을 유리건판으로 촬영했다.
부조 형산강 풍경
이번 사진의 발견으로 부조장의 규모와 구조를 파악할 수 있고, 시장의 모습을 복원할 수 있으며, 형산강 주변 나루터의 위치와 운영에 대해 알 수 있게 됐다.

하억찬 교사는 “부조장터 사진 발견으로 12회를 이끌어온 지역의 대표 축제인 부조장터 문화축제를 실증적으로 복원하고 축제의 명분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포항은 과거부터 동해안의 경제 중심지로 활동했으며, 이러한 활동 속에는 많은 서민의 노력으로 이뤄진 것임을 알아야 한다. 양반 중심의 조선 사회에서 상업 활동을 통한 경제적 성장에 서민들의 노력이 있음을 부조장을 통해 인식하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하 교사는 또 “사진 속의 형산과 제산 그리고 형산강의 하구의 모습은 현재와 거의 변화가 없고 제산을 둘러서 신작로가 1910년대 건설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아울러 이 사진을 통해 형산강 주변의 환경을 보존하고 복원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며 앞으로 포항과 관련된 많은 자료의 발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항 연일 부조장터 문화축제 운영위원을 역임한 김홍열 연일읍 방위협의회장은 “지금까지 연일부조장터 축제가 외형적으로 충분히 성장했으며 앞으로는 학술적, 문화적, 역사적으로 더 성숙한 축제로 발전시켜야 하며 그 과정에서 이번 부조장의 사진은 부조 축제의 고증이나 복원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며“최근 형산 주변의 도로확장 공사로 부조장터가 도로 속에 묻히는 상황에서 사진 속의 정확한 부조장과 부조 나루의 위치를 파악해 표지석을 설치할 것을 건의한다”고 부조시장 축제의 실증적 자료 보존에 노력할 것을 피력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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