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정의기억연대(이하 정의연)와 정의연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에 이용만 당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문제의 책임자로 지목한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인(전 정의연 대표)을 향해서는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인물이라며 죗값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할머니는 25일 대구 호텔인터불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엄청난 일이 많다. 당한 것도 많다. 이용당한 것도 많다. 이 점을 꼭 명심해달라”고 했다.

1992년 처음 정대협을 만난 이 할머니는 과거 모금활동상황을 설명했다. 당시 간사 신분이었던 윤미향 당선인을 만나 교회 등 곳곳을 돌며 돈을 걷고, 그 돈을 받아오라고도 시켰다는 것이다.

이 할머니는 “왜 모금을 하는지도 몰랐고 돈을 받고 나오는데 조금 부끄러웠다”며 “배가 고픈데 좀 맛있는 걸 사달라고 하니까 돈 없다고 하고, 또 돈을 주면 그런가보다 생각하고 30년을 지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어제(지난 24일) 저녁 가만히 생각해보니 정신대 할머니와 합해서 (위안부 피해자들을) 쭉 이용해왔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이 할머니가 지목한 책임자는 윤미향 당선인이다. 지난 7일 대구 남구 한 찻집에서 첫 번째 기자회견을 열었을 때도 윤 당선인의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할머니는 먼저 윤 당선인을 향한 용서는 없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윤 당선인이 할머니를 찾아 무릎을 꿇었고, 이 할머니가 윤 당선인을 안아준 사실이 일부 언론을 통해 ‘용서했다’는 식으로 비친 점을 강하게 부정한 것이다.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과) 30년을 지냈다. ‘안아달라’고 하니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안아줬고 눈물이 나서 막 울었다”며 “이걸 가지고 용서했다고 하니 너무 황당하다. 그게 아니다”고 화해설에 대해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30년이나 같이 (활동)했는데 말 한마디 없이 사리사욕을 채우려고 국회의원 비례대표도 나갔다. 자기 맘대로 하듯이 하면 되지 용서를 바랄 것이 있겠느냐”며 “30년 동안 재주 부렸는데 돈은 (정의연이) 받아먹었다. 이런 것도 모르고 무슨 용서를 바라느냐”고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을 비롯해 정의연·정대협에서 위안부 피해자를 이용한 것은 도저히 용서받지 못할 일이라며 처벌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 할머니는 “화려하게 지어놓은 위안부 쉼터에 윤미향 아버님이 있었다고 하는데, 검찰 측에서 다 밝힐 것이다”며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이 죄를 모르고 아직 큰 소리 내는 사람들에게 꼭 죄를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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