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호 전 영천교육장
이규호 전 영천교육장

계절의 시간은 색으로 지나간다.

신록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계절이다.

하지만 불청객 코로나19는 많은 일상을 바꾸고 있다.

교육에서의 변화는 무엇보다 등교 개학이 다섯 차례나 연기되면서 이뤄지고 있는 온라인 원격수업이다.

온라인 원격수업을 시작한 후 중간 점검한 교육부에 따르면 원격수업 형태가 EBS나 녹화강의, 외부자료 활용 등 ‘콘텐츠 중심’ 온라인 수업 40.9%, ‘과제수행 중심’이 10.6%,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위주로 한다는 5.2%에 불과하고, 위 세 가지를 혼합한다는 응답이 43.3%였다고 한다.

결국 온라인 원격수업이 일방통행식으로 진행되어 교사는 지쳐가고, 학생들의 학습결손이 고민스럽다는 학부모의 걱정이 커져만 가는 때,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가 ‘자기주도학습’이라고 본다.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학교현장에서는 자기주도학습, 수준별학습, 개인맞춤형학습, 눈높이교육 등이 강조되었고 이런 형태는 넓은 의미로 자기주도학습이라 통칭해도 무방하다고 본다.

가령 2명의 아이가 수학시험 10문제 중 똑같이 90점을 받았을 때 선생님은 두 아이에게 “참 잘했다”고 칭찬을 했다.

이럴 경우 두 아이의 수학실력 및 수준, 지적 호기심 등도 동일하다고 할 수 있는가?

동점이라도 2번이 틀린 아이, 7번이 틀린 아이에게 제공되는 오답처리 문제는 달라야 한다.

취약부분을 파악해 수준별 맞춤학습으로 처방해야 한다는 의미다.

학습자가 스스로 자신을 성찰해 가면서 주도적으로 학습해 나가는 자기주도학습은 공부의 필요성을 깨닫고 스스로 계획을 세워 목표에 다가가는 것으로 새삼스런 학습방법은 아니다.

자기주도학습은 입학사정관제 도입, 쉽게 변화하는 교육정책이나 입시정책에 유연한 대처, 새로운 문제 유형에 대비하는 응용력을 키우는 교과공부 내용 변화 대비, 난이도 높은 문제에 적절히 대비한 스스로 틀린 문제를 분석·보완하는 노력의 필요 등에 의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 들어왔다.

따라서 자기주도학습은 단순히 자습, 독학, 학원 끊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최근 대구교육청의 경우 긴 휴업 기간과 온라인 개학 동안의 학습 공백을 최소화하고, 학생 개인별 맞춤형 학습을 지원을 위해 모든 고교생에게 자기주도학습 경비(33억600만원)를 확보해 등교개학에 대비하고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코로나 사태는 지구 입장에서 보면 자정(自淨)기간일 수 있다.

그동안 고정불변으로 여겼던 것들이나 추구했던 것들을 하나하나 돌아볼 필요가 있다. 밖이 아무리 밝아도 내가 눈을 감고 있으면 보이지 않는다. 먼저 내 등(燈)을 밝혀야만 다른 사람이 보인다.

‘~ 때문에’ 가 아니라 ‘~덕분에’로 바라보고 실천하면 올바른 인성도, 뛰어난 학력도 모두가 주인공 되는 훌륭한 교육이 이뤄지리라 생각된다. 그것은 다름 아닌 나 스스로가 나를 일으켜 세울 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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