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마스크' 승차 제한 첫 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버스·택시 승차 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이 시행 첫날인 26일 오전 대구 중구 서문시장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대중교통 이용할 때 꼭 마스크를 써야겠다고 특별히 마음먹진 않아요…평소에도 당연하게 마스크를 쓰고 다녀서”

26일 오전 9시께 포항시 북구 창포동 한 버스 정류장.

5명가량의 이용객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두호동 주민 양모(53·여)씨는 “뉴스를 통해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대중교통 이용이 제한된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최근 포항에서는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어 가끔 귀찮다는 생각은 들지만 3개월이 넘도록 집 밖을 나설 때마다 마스크를 쓰는 버릇이 들어 큰 불편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불안하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의 눈치가 보여서 더 쓰게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26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일부 지자체에서 시행 중인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가 전국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른바 ‘노 마스크(No mask)’ 승객은 버스나 택시 등 대중교통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승객에 승차를 거부할 경우 현행법령에 따라 운송사업자는 사업정지 또는 과태료 등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감염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승객에 대해서는 승차를 제한하거나 거부할 수 있게 됐다.

이날 경북.대구지역에서는 승차 제한을 두고 별다른 마찰이나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가끔 버스 정류장에서 혼자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 중에서는 마스크를 턱에 걸친 경우가 종종 보였으나, 버스가 도착하면 자연스럽게 마스크를 다시 착용했다.

버스 운전사 A씨는 “오늘 운행하면서 승차 거부를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확실히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노 마스크’ 승차거부가 가능해진 택시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같은 날 오후 2시께 구미외버스터미널 인근 택시 승강장에서도 택시 이용객 20여명 중 마스크를 벗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개인택시 기사 이모(62)씨는 “요즘은 승객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고 타는 추세라 별 문제 없다”며 “가끔 새벽에 마스크 착용을 잊은 만취 승객의 경우 승차거부라며 시비를 거는 경우는 있지만 아주 일부”라고 말했다.

택시 기사들은 혹시 모를 감염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는 점을 반기면서도 승객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강제할 수는 없다는 걱정도 안고 있었다.

또 다른 택시기사 B씨는 “승차 거부를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당장 눈앞에 손님을 두고 타지 말라고 하기가 참 어렵다”며 “승객분들이 지금처럼만 마스크를 잘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