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곡고 학생들이 교실이 있는 건물로 들어가기 전 열화상카메라 앞에서 체온을 체크하고 있다. 김현목 기자
대구 대곡고 학생들이 교실이 있는 건물로 들어가기 전 열화상카메라 앞에서 체온을 체크하고 있다. 김현목 기자

“늦어도 괜찮으니까 거리 띄우고 천천히 와.”

27일 오전 8시 대구 대곡고 앞. 교문 앞에, 교문과 건물 입구에, 건물 입구 열화상카메라에 각각 2명의 교사에 배치됐다.

예전 같으면 지각하지 말라고 ‘빨리’를 외치던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천천히 거리를 두고 이동하라’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연기된 등교 수업이 지난 20일 고3에 이어 27일 고2 등으로 확대됐다.

확대된 첫날 대곡고는 고3은 오전 7시 50분부터 8시 10분까지, 고2는 8시 10분부터 8시 30분까지 20분 간격으로 등교하도록 했다.

고3 학생들이 속속 학교에 도착, 열화상카메라에서 체온 검사를 한 뒤 교실로 들어갔다.

등교 시간보다 일찍 온 고2 학생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 이들은 교문 앞에서 대기하면서 등교 시간을 기다렸다.

김재영 학생(2년)은 “무섭기도 하지만 학교에 오고 싶어 좋기도 하다”며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으며 학교가 끝나면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교문 앞에 있던 교사 2명은 기다리고 있던 학생들에게도 거리를 두라고 연신 외쳤다.

그나마 일주일 전 고3 첫 등교 때보다는 조금은 여유가 느껴졌다.

다만 교사들은 쉬는 시간에 학생들을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수업 앞뒤로 5분씩 빨리 교실에 들어와 관리하고 있지만, 복도로 나가는 학생까지 신경 쓰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2학년이 등교하면 분반을 통해 거리 두기를 실현해야 하는데 이 경우 복도에서도 감독이 이뤄져야 해 부담이 적지 않다.

다행스러운 점은 학생들이 적어도 마스크는 꼭 착용하고 학교에서 생활하는 점이다.

오승환 수학 교사는 “학생들이 잘 따라줘 적어도 학교 내에서는 마스크 없이 생활하는 학생을 보지 못했다”며 “학습 등 주 업무 이외에도 업무가 가중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또 “안전 도우미 등 추가 인력이 빨리 투입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 들려오는 확진자 소식에 가슴을 쓸어내리는 일은 오히려 많아졌다.

최근 이태원발 집단 감염이 퍼지고 대곡고 인근 지역에 확진자가 PC방을 이용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우려가 적지 않다.

PC방은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만큼 언제든 감염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학근 교감은 “지역에 상관없이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만 들려도 걱정이 된다”며 “학교 밖 일은 전혀 알 수가 없고 학교 역시 감염 위험이 큰 시설인 만큼 경각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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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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