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거점·전담병원 의료진들이 일방적 희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거점·전담 병원 소속 의료진들이 외지에서 파견 온 의료진들에 비해 심한 차별적 대우를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최근 여러 신문 방송, 인터넷 매체나 SNS를 통해 코로나19와 정면으로 맞서 싸운 의료진들에게 수어로 ‘존경합니다’라는 표현을 하는 동작을 하며 사진 찍어 올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덕분에캠페인이다. 하지만 대구의 거점·전담 병원 의료진들은 오히려 심한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26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경대병원분회·동산의료원분회·대구가톨릭의료원분회)와 보건의료노조 대경본부(영대의료원지부·파티마병원지부·대구보훈병원지부·근로복지공단대구병원지부), 대구의료원 노동조합은 성명서를 내고 “파견의료진이 아니라서 처우 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노조원들에 따르면 대구지역 병원들이 급하게 거점·전담 병원으로 지정된 후 병원 의료진들은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코로나 병동에 투입돼 감염의 두려움 속에서 하루하루를 견뎌왔다. 하지만 거점·전담병원 소속 의료진들은 병원 소속 직원이라는 이유로 파견 의료진과의 여러 가지 처우에서 차별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지급한 코로나 파견 간호사 경제보상은 하루 20만 원, 위험수당 일일 5만 원, 전문직 수당 5만 원 등 하루 30~40만 원 정도를 받는다. 하지만 대구 코로나 거점·전담 병원 소속 직원으로 코로나 19 확진 환자를 담당했던 의료진은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했다. 코로나19 확진자를 돌본 후 14일간의 유급 격리기간 조차 갖지 못하고 한번 파견되면 병실이 문 닫을 때까지 길게는 3달 동안 교대 되지도 못했다. 또한 코로나19 무료 검사도 해주지 않겠다고 했다가 노조가 항의한 끝에야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니 희생을 넘어 횡포에 가깝다.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이런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지만 보건복지부는 거점·전담 병원 소속 코로나19 의료진에 대한 보상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는 것이다. 또한 대구시는 보건복지부만 바라보고 있고, 병원은 정부 핑계를 대고 눈감고 있다니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상황이다.

대구는 코로나19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역이다. 의료기관의 손실보상은 물론 목숨을 걸고 코로나19와의 전쟁 최일선에서 고생한 의료진에 대한 보상을 마땅히 해야 한다. 의료인들을 향해 ‘덕분에’라며 엄지를 치켜 세워 SNS에 사진을 찍어 올리기보다, 입에 발린 말로 코로나 전사라며 희생을 강요하기보다 차별적 처우 개선에 나서야 한다. 올 가을 2차 대유행이 우려된다고 한다. 또 다시 코로나19가 유행을 한다면 이들에게 마냥 희생을 강요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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