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곡강생태공원 등 장기주차 차량 급증…불편 민원 잇따라

26일 오전 포항시 북구 흥해읍 곡강생태공원에는 평일임에도 카라반 등 다수의 캠핑차량이 장기간 주차돼 있다. 손석호 기자

최근 크게 증가하는 캠핑 차량과 관련해 장기 주차 등 민원도 점점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7일 오전 포항시 북구 흥해읍 곡강천 강변 곡강생태공원 주차장에는 캠핑카와 카라반(무동력 트레일러) 등 캠핑용 차량 20대가량이 빼곡히 주차돼 있었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장기 주차 중인 차량이 많아 보였고, 주말에는 이곳이 발 디딜 틈 없이 캠핑차량으로 가득 찬다.

캠핑 명소로 알려지면서 캠핑카·카라반 또한 최소 몇 주~몇 달간 장기 주차하고 방치, 다른 캠핑족이 이용하지 못하는 불만이 나온다. 또 장박(장기간 알박기 텐트), 쓰레기 무단 투기, 금지구역서 취사 행위, 화장실·개수대 위생 문제와 잔디 훼손 등 추가적인 문제점까지 지적된다.

한 주민은 “캠핑차량 장기 주차로 생태공원을 걷거나 이용에 불편하고, 미관도 좋지 않다”며 “일부 시민 의식이 부족해 쓰레기나 잔디훼손 등도 곳곳에서 눈에 띄지만 개선되는 모습은 못 봤다”고 했다.

흥해읍 관계자도 “최근에만 캠핑카 주차와 관련한 민원이 3건일 정도로 불만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직접 찾아가 장기 주차된 차량을 빼달라고 부탁해도 마땅한 강제 법규가 없어 캠핑족들이 잘 듣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행정당국과 캠핑족들은 캠핑 인구가 급증하고 캠핑 차량 보급 또한 크게 늘면서 최근 1~2년 사이 캠핑 차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각 아파트 단지마다 캠핑차량 주차료 납부 여부 등 관리 규범이 다르다는 것. 크고 높은 캠핑카가 다른 차량 주차 방해 및 지하 주차장 이용 불편 등 이유로 이면도로나 외곽지, 공원 무료 공영 주차장 등에 장기간 주차로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찾은 남구 효자동 형산강변 이면도로 역시 캠핑차량 10여 대가 주차돼있는 등 곳곳이 장기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26일 오후 포항시 남구 효자동 이면도로에는 평일임에도 카라반 등 다수의 캠핑차량이 장기간 주차돼 있었다. 손석호 기자

지난 2018년에는 포항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 캠핑 트레일러를 세울 수 없도록 한 입주자 자치기구 규약이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재판부는 “트레일러가 자가동력장치가 없어 통행·피난·소방을 방해할 수 있기에 입주자대표회의가 주차장에 세울 수 없도록 정한 것은 정당하다”고 밝힌 바 있는 등 주민 갈등 소지가 있다.

이에 일부 캠핑 전문가들은 앞으로 캠핑 차량 증가에 따른 관련 민원 및 분쟁과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며 ‘차량 구매시 차고지 증명 또는 전용 주차장 확보’ 등 대책 마련도 점차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포항시 관계자는 “캠핑 차량도 번호판을 받기에 차량으로 인정되는 것으로 알지만, 주차와 관련한 마땅한 법 규정이 없어 단속을 하긴 어렵다”며 “다만 무료 공영주차장 등에 장기주차해 주변에 큰 불편과 피해를 주는 차주에게는 등기 우편 등으로 수시로 계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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