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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구성 두고 '말폭탄' 여야, 역지사지하여 타협하라
원구성 두고 '말폭탄' 여야, 역지사지하여 타협하라
  • 연합
  • 승인 2020년 05월 27일 18시 22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5월 28일 목요일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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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협상에서 여야의 힘겨루기가 점입가경이다. 더는 물러설 수 없는 벼랑 끝 승부를 보는 듯하다. 예상한 일이지만 견해차가 커 보여 걱정이다. 쟁점은 상임위원장 몫 배분과 법사위원장 향배다. 177석의 더불어민주당에선 18개 상임위원장 독식론까지 나왔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절대 과반 의석을 가진 정당이 상임위원장 전석을 가지고 책임 있게 국회를 운영하는 것이 민주주의 원리에 맞는다고 논거를 댔다. 이해찬 대표도 관행을 근거로 잘못된 국회를 다시 만들려는 야당의 주장과 논리, 행태를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고 했다. 여당의 강경 드라이브에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에선 국회를 없애라고 하라(주호영 원내대표)는 반발이 터져 나왔다. 입법부의 행정부 견제 기능을 내세우면서 여당의 ‘통법부(通法府)’식 접근법을 비판한 것이다.

책임정치 부담이 커진 민주당이 독식론의 근거로 전제하는 것은 국회법이다. 본회의 표결로 뽑는 상임위원장은 마음만 먹으면 민주당이 다 차지할 수 있다. 미국식이다. 과반 다수당이 입법을 이끌고 모두 책임진다는 의미다. 법사위가 체계·자구 심사권을 가져 상원처럼 기능하는 현행 국회법이 유지된다면 법사위원장은 여당 몫이어야 한다는 논리를 그래서 부쩍 강조하고 있다.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차지하여 비토권을 자주 행사하면 문재인 정부의 개혁·민생 입법에 걸림돌이 될 거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1987년 민주화 이래 13대 국회부터 독식 체제는 깨졌다. 그것은 심지어 지금의 민주당 계열 야당의 요구에 따른 변화였다. 그때부터 의석 비율대로 상임위원장을 배분하는 의회권력 분점 체제는 정치문화로 자리 잡았고 원내 2당의 법사위원장 차지 역시 17대부터 관행으로 굳어졌다. 민주당이 역지사지해야 할 이유는 여기에 있다. 슈퍼 여당이 여야 합의와 정치문화보다 다수결 원리와 ‘법대로’를 앞세우면 의회정치는 실종될 우려가 있다. 상대 입장에서 생각하고 다가서야 하는 것은 통합당도 매한가지다. 행정부를 견제하는 입법부의 역할만큼이나 발목 잡는 야당에서 벗어나라는 지난 총선의 민의를 고려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일하는 국회’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체계·자구 심사권 폐지 같은 법사위 개혁론이 주목받는 까닭을 헤아릴 필요가 있다.

국회법에 따른 원 구성 시한은 오는 6월 8일이다. 2주가 채 남지 않았다. 쟁점이 뻔하기 때문에 여야가 타협하기에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이번만큼은 법정 시한을 지켜 산뜻하게 출발하는 국회를 보고 싶다. 지난 13∼20대 국회의 원 구성에 걸린 시간은 평균 41.4일이었다. 국회법보다 앞서는 것이 여야 합의인 것이 정치의 영역이긴 하지만 법을 만드는 주체가 법을 너무 쉬이 어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비롯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가져온 경제과 민생 충격을 완화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난제들이 21대 국회를 기다리고 있다. 여야의 이번 ‘말 폭탄’ 주고받기가 협상용이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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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kb@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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