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해체 검토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자신의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이 27일 4·15 총선 참패 후 42일 만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출범시키고 재건에 나선다.

김 비대위원장 내정자는 이날 상임전국위원회 의결에 앞서 원외당협위원장들을 대상으로 특별강연을 한다.

주호영 원내대표의 특강 요청을 수락한 것으로, 총선참패의 원인 진단과 함께 당 쇄신 계획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내정자 측 관계자는 “이번 선거 결과에 너무 실망하지 말고 다음 재보선과 대선 준비를 잘하자는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며 “그동안 당이 낙선자와 원외 인사들을 소홀히 한 측면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다음달 1일 임시 당대표인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하고 업무를 시작한다.

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비대위원과 사무총장 등 당직 인선 결과를 발표하고 이념·노선을 재정비하기 위한 정강 정책 개정과 차세대 주자 발굴에 들어갈것으로 보인다.

비대위는 9인 체제로 김 내정자와 주호영 원내대표, 이종배 정책위의장을 제외하면 초·재선 중 한명씩과 3040세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될 전망이다.

초·재선 후보 중에선 김미애 당선인(초선)과 송언석 의원(재선)이 거론된다.

김 내정자는 당 ‘창조적 파괴’의 시작으로 보수진영의 대표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해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내정자는 기존의 진보·보수 진영을 넘나드는 이념과 노선을 들고나올 가능성이 높다. 김 내정자는 “진보와 보수 개념을 구분 짓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속에 경제 화두로 떠오른 기본소득 개념과 복지 정책 전반에 걸쳐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내정자는 총선 과정에서도 코로나19의 특수성을 감안한 선제적인 재정투입을 강조해온 바 있다.

당의 외피라 할 당명 개정도 함께 추진될 전망이다.

이날 오후 전국위원회에서 미래한국당과의 합당안이 통과되면 본격적인 당명 개정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김 내정자는 총선 직후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국민에게 보다 쉽고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당명으로 바꾸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내에선 ‘김종인에겐 다 계획이 있다’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편이다.

한 재선 의원은 “당선인 총회에서 이미 김종인 비대위를 받아들이기로 결정이 된 터라 오늘 상임전국위·전국위에서도 과반으로 통과되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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