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이상저온에 경북지역 과수농가 등 3171㏊ 피해

코로나19로 재택근무에 들어가는 경북도청 직원들이 지난 달 8일 의성군의 한 농가에서 마늘밭 제초작업을 하고 있다.

올해 농가는 그 어느 해 보다 잔인한 해가 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외국인 계절 근로자가 입국하지 못해 일손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데다 이상 기온으로 냉해 피해까지 덮쳤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 유난히 많이 관측되고 있는 해충 확산에 따른 피해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안동시 북후면에서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김숙희(64) 씨는 요즘 과수원을 볼 때마다 한숨이 먼저 나온다. 지난 4월 이상 기온으로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사과나무가 냉해 피해를 보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매년 냉해 피해가 조금씩 있기는 했지만, 올해는 유난히 피해가 더 컸다”며 “올해 열매가 제대로 맺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경북도에 따르면 올해 냉해 피해 발생지역은 포항을 비롯한 20개 시군 전역에서 골고루 발생했다.

피해규모만 3171㏊로 청송이 563㏊로 면적이 가장 넓었으며 영천 443㏊, 의성 439㏊, 상주 420㏊ 등으로 집계됐다.

과수농가의 피해가 가장 컸다.

총 2769㏊의 면적에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사과농가가 1082㏊로 피해가 가장 컸고 복숭아 602㏊, 배 597㏊, 자두 395㏊, 살구 69㏊가 피해를 입었다. 감자 등 밭작물 피해도 392㏊에 달했다.

경북지역 저온현상은 지난 4월 5, 6, 9, 14, 22일 등 총 5일에 걸쳐 관측됐으며 지난해는 4.7일, 2018년은 4.7~4.8일로 관측됐다.

지역별 최저기온은 봉화군 석포지역과 청송군 현서지역이 -6.5℃까지 떨어졌고 안동시 예안 -4.9℃, 의성군 옥산 -4.4℃ 등이었다.

이미 냉해 피해가 큰 과수농가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해충 확산의 우려도 떠안게 됐다.

지난겨울 유난히 따뜻했던 기온 탓에 해충의 부화 시기가 예년보다 빨라진 데다 경북지역은 김천과 영주, 영양을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40%가량 많은 월동 알도 발견돼 해충 확산의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과수의 상품가치를 떨어뜨리는 꽃매미의 경우 구미와 영천, 청송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2.5배가량 많이 관측됐다.

경북농업기술원 한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피해 농가에 대한 집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과수농가를 중심으로 갈색날개매미충과 선녀 벌레의 경우 전국적으로 피해가 보고되고 있다”며 “시·군과 함께 공동방제를 펼치는 등 해충피해확산방지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일손부족 현상도 농가의 시름을 더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5월까지 파견될 765명의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모두 입국을 하지 못하면서 영농철 농가 운영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5~6월은 밭작물 파종과 수확 등의 대규모 수작업이 필요한 시기지만 일손을 덜어줬던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파견이 취소되면서 국내 농촌인력센터의 지원만을 바라보고 있다.

때문에 경북도는 민간 일손돕기 봉사단뿐만 아니라 농협 단체 등의 일손돕기를 적극 유치하고 군 장병의 대민지원과 법무부 사회봉사 인력도 투입해 일손을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F-1(방문 동거-국내에서 일할 수 없음) 비자를 발급받고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시적으로 허가해 외국인 계절 근로자와 같은 조건으로 일손을 돕겠다는 방침이다.

이정목 기자
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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