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도권 추가전파 가능성 큰 상황"…공공시설 2주간 운영 중단
서울 도심 한복판 KB생명보험 전화영업점에서도 확진자 잇따라 발생
일일 신규 확진자 79명 기록…진정세 직전인 4월 초 수준

인천과 경기 부천 지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28일 오후 인천 계양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온 시민들이 진료를 받고 있다. 연합
경기도 부천 쿠팡물류센터와 관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23일 첫 환자 발생 후 5일 만에 90명을 넘어서는 등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이에 방역당국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고 수도권에 한해 한층 강화된 방역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8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부천 쿠팡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는 총 82명으로, 이날 0시 기준의 69명보다 13명 늘어났다.

전체 82명 중 물류센터 직원이 63명, 접촉자가 19명이다.

지역별로는 인천 38명, 경기 27명, 서울 17명이다.

방대본 발표 이후에도 지역별 확진자가 이어져 이날 오후 기준 관련 환자는 90명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직장 내 감염이 가족에게 전파된 사례가 이어졌다.

서울의 경우 부천 쿠팡물류센터 직원인 52세 여성과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다 확진된 직원의 어머니(60대 여성) 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인천에서는 쿠팡물류센터 근무자의 아버지인 60대 남성이 확진됐다.

경기 광명시에서도 이 물류센터 근무자의 부모인 80대 남성과 90대 여성 부부가 확진됐다.

경기 고양시에서는 쿠팡물류센터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한 30대 남성, 그리고 센터 직원과 접촉한 60대 남성이 각각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천 쿠팡물류센터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9명을 기록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70명을 넘은 것은 4월 5일(81명) 이후 53일 만이다. 신규 확진자 규모로만 보면 코로나19가 안정세로 접어들기 전인 4월 초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신천지 집단감염 이후인 지난 2월 22일 100명대에 진입한 뒤 같은 달 29일 최고 900명대까지 치솟았다가 점차 줄어들었다. 이후 4월 1일(101명) 이후에는 줄곧 두 자릿수를 기록했고, 최근에는 10∼30명대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해 왔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한 정례 브리핑에서 “물류센터 관련 첫 감염을 확인한 후 3일 만에 70여명의 확진자를 찾았다”며 “워낙 전파 속도가 빨라 신속한 진단검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이어 “감염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물류센터와 연계된 여러 가지 추가 전파는 물론, 또 이와는 별도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전파가 늘어날 가능성은 매우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가족이나 접촉자 중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또 다른 전파를 야기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이태원 클럽 사태 때보다는 접촉자 파악이 쉽고, 한정된 장소에서 발생해 추적 조사하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지만, 방역과 관련해서는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긴급관계장관회의 결과에 따른 수도권 방역강화 조치 내용을 발표했다.

29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학원·PC방·노래연습장 등에 영업을 자제해달라고 권고했고 박물관 등 수도권 공공 다중시설에 대해서는 운영을 한시적으로 중단키로 했다.

이와 별개로 경기도는 부천 쿠팡 신선물류센터에 대해 이날부터 2주간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한편 물류센터발 집단감염 이외에도 서울 중구 소재 KB생명보험 전화영업점 등 취약시설에서도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어 추가 확산이 우려된다.

이날 정오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누적 확진자는 전날 대비 2명 증가한 261명이다.

연합
연합 kb@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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