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구팀 "지구 질량의 1.17배, 액체상태 물 존재 가능성"

적색왜성 ‘프록시마 켄타우리’와 외계행성 ‘프록시마 b’ 상상도. ESO/M. Kornmesser 제공
스위스 제네바대 등 국제 공동연구진이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 ‘프록시마 켄타우리’(Proxima Centauri) 주위를 도는 외계행성 ‘프록시마 b’를 정밀 관측해 그 존재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30일 국제학술지 ‘천문학 & 천체물리학’(Astronomy & Astrophysics)에서 ‘시선속도’(Radial velocity) 측정 분광장비인 ‘에스프레소’(ESPRESSO)를 이용한 정밀 관측으로 외계행성 프록시마 b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프록시마 켄타우리는 태양에서 4.24광년(약 40조1천104㎞) 떨어진 ‘적색왜성’(red dwarf star)이다. 2016년 8월 이 별 주위를 도는 외계행성 프록시마 b가 발견됐다.

특히 프록시마 b는 지구와 크기가 비슷하고 표면에 액체상태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생명체 서식 가능 영역’(habitable zone)‘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큰 관심을 끌었다.

연구진은 이번 관측은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별 프록시마 켄타우리 주위에 지구 크기 행성이 있음을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관측 결과 프록시마 b의 질량은 지금까지 알려진 지구 질량의 1.3배보다 조금 작은 1.17배이며 공전주기는 11.2일로 밝혀졌다.

이런 정밀 측정이 가능한 것은 칠레 ’초거대망원경‘(VLT)에 새로 장착된 ’시선속도‘(Radial velocity) 측정 분광장비 ’ESPRESSO‘ 덕분이다.

이 장치는 어떤 물체가 움직일 때 관측자 시선 방향에서 관측되는 속도인 시선속도를 정밀 측정한다. 이 장비로 별의 속도를 관측할 때 주위에 행성 등이 있으면 속도가 달라지는데 이를 통해 외계행성을 찾아낸다.

프록시마 b를 처음 발견한 것 역시 ESPRESSO와 같은 방식이지만 정밀도가 떨어지는 이전 버전인 ’초정밀 시선속도 행성 추적기‘(HARPS)였다.

ESPRESSO는 4.2광년 밖 프록시마 켄타우리의 속도를 초속 30㎝ 정밀도로 측정할 수 있다. 이는 정밀도는 HARPS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이며 연구진은 앞으로 조정작업을 거쳐 정밀도를 초속 10㎝까지 높일 계획이다.

하지만 프록시마 b에 생명체가 있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태다.

프록시마 b와 중심별의 거리는 지구-태양 거리의 20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가깝지만 이 행성이 받는 에너지도 적어 물이 있을 경우 액체로 존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돼 왔다.

이 때문에 프록시마 b는 외계 생명체 연구에 이상적인 대상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여전히 활동중인 적색왜성인 프록시마 켄타우리가 다량의 X선을 방출, 프록시마 b에는 지구보다 400배나 많은 X선이 쏟아지고 있어 이곳에서 생명체가 출연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또 이번 관측에서는 프록시마 켄타우리 주위에 프록시마 b 외에 다른 외계행성이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도 포착됐다.

이탈리아 토리노 천문대 연구팀은 지난해 4월 프록시마 켄타우리를 도는 제2 행성 후보를 발견했다고 밝혔으나 아직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에 포착한 신호가 다른 행성에 의한 것이라면 행성 질량이 지구의 3분의 1보다 작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시선속도 측정으로 발견한 외계행성 중 가장 작은 행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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