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무환 대구취재본부장

4·15 총선이 끝난 지도 1개월 보름이 다 됐다. 거대 여당의 21대 국회가 출범했고, 5년 임기 문재인 정부도 벌써 3년이 훌쩍 지나고 있다. 정가에선 슬슬 차기 대선 이야기가 나돌기 시작했다.

지금 광주에서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 대통령 만들기에 지역사회가 채비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일반 시민에서부터 언론에 이르기까지 똘똘 뭉쳐서 한목소리를 내고 있단다.

이 전 총리는 충분히 그럴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을 줄 알고 그만한 인품도 지녔다는 게 지인들의 전언이다.

그러면 경북·대구는 과연 유력 대선 후보로 내세울 만한 인물을 품고 있을까. 엄지 척하며 리더로서 선뜻 꼽을 만한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 경북은 캄캄하다. 그나마 명함을 내밀 수 있는 인물은 이철우 도지사 정도다. 대구는 그래도 경북에 비하면 나은 편다. 미래통합당 원내 대표이자 5선의 금배지를 거머쥔 주호영 의원이 있다. 무소속의 홍준표 의원, 3선의 김상훈 의원도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빼놓을 수 없다.

21대 국회 입성은 못 했지만 대권 도전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는 김부겸 전 의원, 차기 대선 출마가 마지막 정치 도전이라는 유승민 전 의원도 이름을 내밀고 있다. 과연 이들이 대선에서 경쟁력을 가질는지 의문이다. 이들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지역사회가 뭉쳐서 이들을 리더로 얼마나 잘 키워내느냐가 관건이다.

지역사회는 인물을 키우지도 키울 줄도 모른다. 특정인의 업적을 논하면서 ‘그 사람 한 게 뭐 있느냐’며 평가절하하기 일쑤다. 그 사람의 장점이나 좋은 면이 훨씬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단점이나 약점을 침소봉대해서 그것이 전부 인양 말한다.

전대미문의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보면서 더욱 그러함을 느낀다.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서 한 때 100여 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경북도지사는 멘붕이 오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밤잠을 제대로 못 잔 채 부족한 의료진을 초빙하기 위해 현장에서 전전긍긍했을 때 위로의 말을 건넸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방역당국이 병실을 구하고 세계적 명품인 생활치료센터를 만들었을 때도 잘했다며 사기 북돋워 줬다는 뉴스를 보지 못했다. 이는 대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대구시 방역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던 중 응급실에 입원을 한 대구시장을 향해 쇼를 하고 있다는 비아냥을 서슴지 않았다. 이래서는 지역에 희망이 없다. 당시 응급실 담당 의사는 대구시장의 혈압이 매우 위험한 수준이라 했다.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는 건전한 비판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비판이 균형감을 상실했거나 일방통행식 맹목이어서는 안된다. 분명 경북·대구는 지금 위기에 처해 있다. 경제가 어렵고 사회적으로 패배 의식도 깔려 있다.

2년여 후면 대통령 선거가 있다. 이낙연 전 총리 대통령 만들기에 나선 그들이 부럽다. 진작부터 그런 사회 분위기 조성에 나선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인재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키우고 만들어진다고 했다. 경북·대구의 비전과 장래는 리더를 잘 키워내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달려있다.

박무환 대구취재본부장
박무환 기자 pmang@kyongbuk.com

대구취재본부장. 대구시청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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