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이후 미·중 무역전쟁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지금의 상황을 두고 ‘코로나발 신냉전이 시작됐다’는 분석과 함께 ‘미·중 신냉전’, ‘미·중 100년전쟁’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역사적으로 아테네와 스파르타 전쟁, 로마와 카르타고 전쟁, 영국과 프랑스의 100년 전쟁 등으로 이어져 왔다. 이번 미·중 무역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확실한 건 이번 게임으로 세계사의 ‘그레이트 게임(Great game)’의 판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 싸움은 갈수록 더욱 치열한 무역전쟁으로 치달아 글로벌 무역구도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중 분쟁 속에 중국은 수입, 수출이 모두 늘었지만 미국은 모두 감소했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수출에 가장 타격을 받는 국가는 무역분쟁 당사자인 미국 외 일본과 한국이라는 사실이다.

이미 삼성과 현대자동차는 중국 국내 시장 점유율 하락과 수익 악화로 중국 공장을 폐쇄했다. 이어 롯데마트도 철수했다. 이들 기업들의 퇴진은 모두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시장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4G 시대에 진입하는 시점에서 3G폰을 주력상품으로 출시, 과잉생산을 자초했고, SUV가 대세인 자동차시장에서 소나타 승용차로만 경쟁해 온 현대차는 패배할 수 밖에 없었다. 롯데마트는 전자상거래가 주도하는 시장에서 오프라인 판매 위주로 승부 한 것이 화근이었다.

철저한 자국 우선주의가 격돌하는 신냉전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갖춰야 할 것은 미래시장의 흐름을 읽고 그것을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이다. 우선 미래산업 경쟁의 중심지인 중국시장을 선도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급선무다.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노력 없이 중국시장이 잘 안된다고 공장을 베트남으로 옮기고, 베트남시장이 부진하면 인도로 이전하는 ‘기러기형 산업 이전’은 더 이상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전략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엔 국경은 형식에 지나지 않으며 기술 보유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은 미국과 중국이다. 중국시장을 잃는다는 것은 세계시장의 흐름을 놓칠 수 있는 재앙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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