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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안전성 논란' 안동 선성수상길 가보니
[르포] '안전성 논란' 안동 선성수상길 가보니
  • 이정목 기자
  • 승인 2020년 06월 01일 20시 08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6월 02일 화요일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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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데크 난간 휘고 고정 볼트 풀리고…부실공사 의혹 증폭
안동시 도산면 서부리 주차장에서 바라본 선성수상길

“물 위에 떠 있는 길이 새롭기도 하고 신기한데 너무 불안해요”

안동시 도산면에 조성된 선비순례길 가운데 하나인 선성수상길을 걷고 나온 한 관광객의 말이다.

‘선성수상길’은 지난 2017년 말 3대 문화권 사업으로 조성된 ‘안동선비순례길’ 91km의 9개 코스 중 하나로 안동호 수면 위에 길이 1km, 폭 2.75m의 수상데크를 설치해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부교가 심하게 꺾이고 무너지는 등 개통 초기부터 지금까지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수차례 지적(경북일보 2018년 2월 26일 6면, 2018년 3월 12일 5면, 2018년 9월 11일 6면)됐지만 여전히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9일 기자가 직접 찾아간 안동 선성수상길은 평일임에도 가족과 연인 단위의 관광객이 보였다.

도산면 서부리의 주차장에서 바라보는 안동호의 전망은 건너편의 산과 선성수상길이 한데 어우러져 탁 트인 경관으로 보기만 해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선성수상길로 접어들자 금세 미관이 찌푸려지기 시작했다.

안동 선성수상길 입구의 녹조 낀 물에 물고기가 죽어있다.

녹조 때에 밀린 죽은 생선과 함께 심한 물 비린내가 코끝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수변의 탁한 초록빛 물에는 플라스틱 쓰레기도 함께 출렁이고 있었다.

수상데크를 따라 깊숙한 내부로 진행하자 코끝을 자극했던 비린내는 곧 사라졌지만 수상데크가 흔들리면서 불안감이 엄습하기 시작했다.

안동 선성수상길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육지에 있는 나무에 구조물을 밧줄에 묶어 연결해 놓은 모습도 충격적이었지만 수상데크 난간도 중간중간이 휘어져 있었고 이를 고정하는 볼트도 풀려 있는 곳을 볼 수 있었다.

나무에 밧줄을 묶어 선성수상길 구조물을 지탱하고 있다.

반대편에서 다른 관광객이 걸어 지나가면 수상데크는 더욱 흔들렸고 수상데크를 떠받치고 있는 부력재 역시 군데군데 녹슬었거나 스티로폼으로 보강재를 넣어둔 곳도 보였다.

어선이 다니도록 만든 아치형 교각과 이어진 수상데크는 한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져 있어 눈으로 보기에도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 보였다.

수상데크를 기준으로 안동호가 펼쳐진 바깥쪽과 육지에 가까운 안쪽은 수질 차이도 확연히 달랐다.

깨끗해 보이는 바깥쪽 수질과 달리 안쪽으로는 물의 흐름이 멈추면서 벌써 녹조 현상이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안전문제를 감시하는 CCTV는 수상데크 위에서 단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고 조명시설마저 전혀 없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안전시설도 마련되지 않았지만 야간 통행 통제도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선성수상길 입구에 야간에 통행을 제한한다는 표지판이 있지만 양측 출입구에 관리자가 없어 자칫 야간에 모르고 들어가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날이 밝을 때까지 알 수 없는 데다 범죄 발생의 우려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선성수상길은 지난 2017년 말 개방했지만 이듬해인 2018년 초 안동호에 겨울 가뭄으로 물이 빠지자 수상데크의 바닥이 지면에 닿아 비틀어지면서 난간과 데크 사이의 연결부위가 파손됐다.

또 같은 해인 2018년 9월에는 안동댐의 수위가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선성수상길 입구에서 수상데크로 내려가는 교량 사이를 연결하는 철골구조물이 무너지면서 긴급복구를 하기 위해 열흘간 통제되기도 했다.

안동 선성수상길이 이어진 안쪽과 바깥쪽의 수질이 다르다. 안쪽은 물의 흐름이 정지되면서 벌써부터 녹조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 선성수상길을 찾은 한 관광객은 “안동에 물 위를 걸을 수 있는 길이 있다는걸 들어서 왔다”며 “처음 본 느낌이 새롭기도 하고 신기하지만 안전시설이 제대로 갖춰진 것 같지 않아 혹시 사고가 발생하면 빠른 조치가 이뤄질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안동에 사는 강 모(40) 씨도 “가족들과 나들이를 나왔는데 맞은편에 사람이 오면 아이를 안고 걸어야 할 정도로 출렁여서 안전성에 문제가 보였고 무엇보다 난간이 너무 부실해 보여서 너무 위험해 보였다”며 “만약에 사람이 물에 빠져 구조할 때 수상데크가 한쪽으로 쏠리면 구조하는 사람의 안전도 보장받지 못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운영 관리 기관인 안동시는 “지난 2018년 구조물 복구 이후 매일 시설점검을 하고 있다”며 “쓰레기와 죽은 물고기 등 미관상 보기 좋지 않은 부분은 수시로 정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CCTV 등 안전문제와 관련해서는 입구 쪽에 야간 관측까지 가능한 CCTV가 1대 설치돼 있지만 사각지대는 관측할 수 없는 지점도 있다”며 “야간 안전관리사와 조명 설치 등에 대해서는 아직 여력이 되지 않아 검토해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안동 선성수상길은 경북개발공사가 발주해 안동선비순례길 전체 사업비 320억 원 중 42억 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 2017년 말 완공됐으며 현재는 안동시가 운영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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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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