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비용부담 커' 불만

공적마스크 5부제가 폐지된 1일 오후 대구 수성구 한 약국 앞에 손수건을 얼굴에 두른 시민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약국에 들어가고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요일에 상관없이 공적 마스크를 살 수 있다고 하길래 사람이 많을 줄 알았는데…생각보다 여유롭네요”

출생연도에 따라 마스크 구매 날짜를 나누는 ‘마스크 5부제’가 폐지된 1일 오전 포항시 북구 우현동의 한 약국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2∼3개월 동안 매일 아침마다 이어졌던 주민 수십명이 만든 마스크 구매행렬은 찾아볼 수 없었다.

마스크 공급량이 충분한 데다가 구매 가능한 날짜까지 여유로워졌기 때문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이날 공적 마스크 16장을 한꺼번에 구매한 염모(43·여)씨는 “가족들의 마스크를 한 번에 살 수 있어 훨씬 편해졌다”며 “전에는 가족의 생년과 날짜를 각각 따로 계산해야 해 헷갈리는 경우가 잦았다”고 말했다.

남구지역 약국 관계자 A씨는 “5부제 때처럼 손님이 몰리지는 않지만 공적마스크 구매 손님은 꾸준하다”며 “1인당 구매할 수 있는 마스크 수는 같기 때문에 판매량이 줄거나 늘진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1일부터 누구나 출생연도와 날짜에 관계없이 전국 약국, 농협 등에서 공적마스크를 언제든지 구매할 수 있다.

19세 이상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일주일 기준 1인당 3장씩, 18세 이하 초·중·고등학생과 유치원생 등은 개학을 맞아 2장 늘어난 5장 까지 구매가 가능하다.

다만 학생증 등 18세 이하를 증명할 수 있는 신분증이 있어야 하며, 가족관계증명서를 지참할 경우 가족 모두의 공적마스크 대리 구입도 된다.

마스크 5부제가 폐지된 건 해당 제도가 도입된 지 약 석 달 만이다. 정부는 지난 3월 9일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하며 1인당 마스크 구매 개수를 2매로 제한했다.

이후 정부는 마스크 5부제가 정착됐고, 경제활동 증가에 따라 마스크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는 이유로 4월 27일 마스크 구매 제한 개수를 3매로 늘렸다.

한편, 마스크 공급이 원활해진 가운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비용 부담이 계속되고 있다며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포항시민 최모(23)씨는 “이전까지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가격이 올랐다면, 이젠 반대로 내려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며 “이름은 ‘공적 마스크’인데, 다른 사제품보다 가격이 비싼 점은 의아하다”고 말했다.

이어 “4인 가구 기준으로 매달 7∼10만원 어치의 마스크를 사야 하는데 이는 은근히 부담되는 가격”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소비자들의 불만 제기에도 당분간 공적 마스크의 판매 가격은 당분간 유지되겠다.

이는 조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마스크 생산업체와 체결한 계약 때문이다.

계약 내용에는 150여개 마스크 생산업체가 공적마스크를 장당 900∼1000원에 공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마스크 생산업체의 출고가에 변화가 없기 때문에 약국에서 판매 가격을 임의로 내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정부와 마스크 생산업체 간 계약 기간은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안정조치 고시’ 종료 시점인 이달 30일까지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