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억 에스포항병원 재활의학과 진료부장
이상억 에스포항병원 재활의학과 진료부장

“70세 김모씨는 뇌졸중으로 병원에 있다가 퇴원한 후 집에서 음식을 먹을 때마다 음식물을 넘기는 것이 매우 괴로웠다. 사레도 자주 발생했다. 증상과 더불어 기침도 반복돼 다시 병원을 방문했고 병원에서는 나이가 들어 모든 근육의 힘이 감소하면서 연하장애(삼킴 장애)가 생긴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에 김씨는 의사의 권유로 재활의학과를 찾아 적극적인 재활 치료를 통해 증상을 회복해 나가는 중이다.”

정상적인 삼킴이라는 것은 입으로 섭취한 음식물이 구강기, 인두기 및 식도기를 통해 위까지 부드럽게 진행하는 연속적인 과정으로 이뤄진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삼킴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삼킴장애의 흔한 예로는 사레가 있다. 이는 식도로 들어갈 음식물이 기도로 잘못 들어가 이를 뱉어내려고 몸에서 반응하는 것으로 삼킴장애 중 하나다.

음식을 삼키고 물을 마시는 행위는 일상생활에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것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으면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저하하고, 사회생활에도 제한을 가져올 수 있다.

삼킴장애는 뇌졸중이나 파킨슨병, 치매와 같은 신경퇴행성질환 등 신경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 가끔 두경부암과 같이 목 주변으로 수술하거나 방사선 치료를 한 이후에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특별한 질병이 있어야 삼킴장애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노화의 과정도 다른 신체기능과 마찬가지로 삼킴 과정에도 영향을 미쳐 기능을 저하할 수 있다.

이 경우 노인성 삼킴장애라 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혀 근육을 포함한 모든 근육의 힘이 감소하고, 음식물을 느끼는 감각이 떨어지며 연속된 삼킴의 과정이 느리고 약하게 일어나면서 발생한다.

노화의 과정으로 생각하여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노인성 삼킴 장애로 인해 음식물의 섭취가 어려운 것뿐만 아니라 필수로 복용해야 하는 약을 먹지 못하기도 하고 음식물이 기도로 들어가 폐에서 부패하는 흡인성 폐렴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신체기능이 떨어져 있는 노인이 삼킴장애를 겪을 경우 삶의 질을 저하하는 것 외에도 영양실조, 탈수 및 폐렴으로 인한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또한 고령자 3명 중 1명에서 노인성 삼킴장애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는 만큼 지난 2017년부터 고령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에서는 앞으로 큰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이전과 비교해 사레가 걸리는 경우가 많거나, 삼키는 것이 어렵고, 음식물을 삼키고 물 끓는 소리가 들리는 등 삼킴 장애가 의심되는 증상을 주변 고령자가 보인다면, 병원을 찾아 삼킴장애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삼킴장애가 있다면 뇌졸중, 파킨슨병, 치매와 같은 노인성 질환이나 두경부암 같은 질환에 의한 것인지, 나이에 의한 것인지 자기공명영상 같은 영상의학적 검사와 혈액검사 등을 충분히 받는 것을 권장한다.

또 삼킴장애가 의심될 경우 비디오투시 삼킴검사를 통해 삼킴장애의 정도를 진단받은 뒤 앞으로 어떤 음식을 먹을지, 어떤 재활훈련을 할지 등 적절한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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