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철저한 수칙 준수" 당부

코로나 19 선별진료소.경북일보DB
서울 이태원 클럽과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 수도권 종교 모임 등 수도권 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순차적으로 확산하면서 무증상·깜깜이 환자도 잇따르자 방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클럽과 물류센터 발 감염증가세는 내림세를 그리고 있지만 각종 종교 소모임 관련 확진자가 증가세를 보이는 데다 어디서 감염이 되었는지 알 수 없는 일명 깜깜이 환자도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수도권에서 집단감염이 순차적으로 이어졌다. 3일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누적 확진자는 272명이고 쿠팡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는 총 119명이다. 여기에 최근 며칠 새 교회 소모임 연관 감염자도 100명을 넘어서는 추세다.

지난달 중순 이태원 클럽 발 집단감염이 안정세로 접어들 때쯤 쿠팡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했고 물류센터 발 감염자가 하향세로 접어들자 수도권 소모임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기 시작했다.

이처럼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하자 감염병 전문가들은 무증상·깜깜이 환자에 대한 ‘경계령’을 발동하고 정부와 기관, 업소, 개인 등이 각자의 위치에 맞는 철저한 방역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무증상·깜깜이 확진자가 자각하지 못한 채 각종 모임 등에 참석하면서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3일 브리핑을 통해 “인천과 경기 등에 기존에 클럽, 물류센터 관련 유행이 있는 지역에서 주로 (확진자) 발생하고 있다”며 “지역사회 내 감염이 무증상이나 경증 환자를 통해 종교 시설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집단감염이 잇따르자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미 지역사회에 코로나 19가 만연하게 퍼진 것은 아닌지 우려하며 생활 속 거리두기를 확실하게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클럽에 이어 물류센터에서 집단감염이 터졌고 산발적인 감염 사례도 끊이지 않는 상황을 볼 때 지역사회 감염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감염 규모가 어느 정도 인지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또 “코로나 19가 유행하는 상당 기간은 모든 국민이 집단감염 우려가 있는 시설의 이용을 자제하고 사람들과 만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새로운 일상에 적응해야 한다”며 “현재 우리가 코로나 19와 싸울 수 있는 무기는 일상방역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어디서 또 집단감염이 벌어질지 두렵다”며 “확진자가 하루 50명 미만으로 나온다고 하지만, 이런 숫자 너머에 있는 지역사회 감염의 현상을 제대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목 기자
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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