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강훈 포항시의회 건설도시위원장
백강훈 포항시의회 건설도시위원장

 

지난 2014년 7월 1일 시민들에게 봉사하겠다는 순수한 열정 하나로 처음 시의원으로 출발한 지 벌써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지난 6년을 되돌아보면 처음 시의원으로 당선되었을 당시 ‘시민들의 소중한 선택에 감사한 마음으로 항상 시민이 원하는 곳에 있는 일꾼이 되겠다’는 다짐을 지키기 위해 더 열심히 뛰고 더 낮은 자세로 끊임없이 노력하고 또 노력해 왔다.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시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나의 부족함에 늘 마음이 무거웠다.

그런 나에게 최근 뜻하지 않은 일로 스스로를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지난 5월 30일 토요일 밤 10시께 지역 주민들로부터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전화 내용은 ‘아파트 오수 관로가 막혀 오물이 범람하고, 악취와 심각한 하수 오염으로 인해 많은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민원이었다.

당시 나는 마침 개인적인 일로 타 지역에 가 있었던 상황이어서 현장에 바로 갈 수는 없었기에 급한 나머지 이삼우 포항시 하수도과장에게 전화를 드렸다.

나는 이 과장님에게 자초지종과 함께 내가 당장 현장으로 달려갈 수 없는 상황이라 전화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맙게도 설명을 들은 과장님은 주말 밤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당장 현장에 가보겠다’말했고, 담당 직원과 함께 현장을 방문한 과장님은 대처방안을 마련한 뒤 “내일 새벽까지는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답까지 보내줬다.

다음날 오전 8시께 “막힌 오수관로를 뚫어 문제를 해결했고, 넘쳐흐른 오수를 물청소 중”이라는 상황까지 설명해 준 덕에 밤새 어쩔 줄 몰라 졸였던 마음을 풀 수 있었다.

그렇게 숨을 돌리자 가족들과 함께할 주말 밤이었음에도 민원현장을 찾는 것은 물론 새벽같이 문제를 해결해 준 과장님과 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고마움이 함께 떠올랐다.

어찌 보면 주민 불편을 해소 시켜주는 게 시 행정의 당연한 일 이기도 하겠지만 모두가 쉬고 있었을 토요일 늦은 밤에도 기꺼이 현장으로 나서는 것은 아무리 공무원이라도 쉽지 않은 일 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고마운 마음을 전하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는 과장님의 말에 또 한 번 감동을 받았다.

또한, 그 한마디에 그동안 주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해 왔다고 자부해 왔던 내 모습이 주민들에게 과연 감동을 줄 수 있었던가를 되돌아 보게 됐다.

조선 후기 지방 관리의 행정에 대한 지침을 담은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의 내용 중 ‘훌륭한 목민관은 애민(愛民)의 마음에서 나온다’고 한 내용이 문득 떠올랐다.

이러한 공무원들의 헌신적 모습을 통해 나는 ‘주민을 주인으로 모시는 자세가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됐다.

또한 포항시의 모든 공직자들도 시민의 공복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직무에 임해 준다면 공직자들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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