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피해 사회적 거리 유지…매출 전년대비 두 자릿수 증가세

7일 포항시 북구 양덕동 삼천리자전거 양덕점에서 자녀와 함께 부모들이 자전거를 고르고 있다. 김동호 대표는 “코로나19로 자전거를 찾는 시민들이 늘면서 매출도 전년도보다 30% 이상 늘고 있다”며 “접이식자전거(폴딩)와 커풀이나 가족 단위로 탈 수 있는 주니어용 자전거가 많이 팔린다”고 말했다.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포항시 북구에 사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염모(24)씨는 오늘도 출근을 위해 자전거를 타고 나선다.

지난 2월 경북·대구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버스를 타기 꺼려지면서 급하게 마련한 교통수단이다.

주말이면 근처 공원이나 바닷가 옆 해안도로를 찾아 페달을 밟기 시작한 기간도 어느덧 3개월을 넘어서고 있다.

염씨는 “코로나가 무서워서 시작한 자전거 타기로 인해 생각보다 많은 이점을 누리고 있다”며 “불필요한 외출을 참았던 지난 몇달 간 꾸준히 운동도 하고 출근도 할 수 있어 굉장히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중교통을 피하기 위한 ‘언택트(untact·비대면))’ 교통수단으로 자전거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하철, 버스 등 많은 인파로 복잡한 대중교통을 피해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면서 이동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전거는 야외에서 혼자 할 수 있는 대표적인 비대면 스포츠다.

동호인층 사이에서 운동용도로 주로 인기가 있지만 최근 들어 대중교통에서 타인과의 대면을 꺼리거나 실내 생활에 갑갑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면서 입문 계층 또한 다양해졌다.

실제로 코로나 감염 우려를 피하기 위해 자전거를 이용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불특정 다수가 좁은 공간에 머물며 이동해야 하는 대중교통과 달리, 자전거는 목적지까지 주변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홀로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연구소가 지난달 21일 발표한 하나카드(개인 신용카드 기준)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행태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자전거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무려 69%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온라인몰 G마켓에 따르면 지난 4월 25일부터 5월 25일까지 한 달간 자전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상승했다.

산악자전거(MTB) 판매량도 같은 기간 27%, 전기자전거는 5% 늘었다. 날이 따뜻해지는 봄에 판매량이 집중된다는 점을 감안해도, 작년보다 두 자릿수 이상의 증가세는 이례적이다.

자전거 전문기업 삼천리자전거 또한 올 들어 1∼4월 전기자전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4% 늘어났다고 밝힌 바 있다.

자전거에 대한 관심은 포털사이트 검색량으로도 입증된다.

올 1월부터 3월까지 자전거 키워드 검색량은 전년 동기간 대비 213%나 늘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스포츠·레저 관련 검색어 순위에서도 지난해 12월 6위였던 자전거는 2020년 1월 3위, 2월과 3월에는 2위, 4월에는 1위까지 올라섰다.

5월까지도 자전거는 검색어 순위 2위에 머물며 그 인기를 유지 중이다.

반면 대중교통 이용을 피하려는 추세도 데이터로 뚜렷하게 나타났다.

금융 플랫폼 기업 뱅크샐러드에 따르면 12월부터 2월까지의 대중교통 이용 거래 유저 수 -49.80%, 거래 건수 -58.47%, 거래 금액까지 -52.44% 등 절반 이상 감소했다. 바이러스 감염 우려에 따른 국민의 언택트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연구소 정훈 연구위원은 “소비 심리가 여전히 위축된 가운데 레저·문화·취미 관련 매출은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이와는 별개로 대중교통 사용을 회피하기 위해 근거리·친환경 이동 수단인 자전거 구매는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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