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규 문학평론가
한정규 문학평론가

의혹이 사실이라면, 윤미향은 국가를 위해 국회의원이라는 위치에서 일할 자격이 없다. 그가 몸담아 온 단체 정대협 또는 정의연에서 행한 회계처리 부실, 결산서류 공시 누락, 수혜자 기록 착오, 보조금 기장 착오 또는 누락, 안성쉼터 매입 운영 처분 부적절 또는 위법부당, 후원금 개인 계좌 수수 사용 등 그 모든 것들이 단순한 판단 착오 또는 오기였다 하는 데 그래 그 말 그대로 착오 또는 판단 잘 못 오기였다 하자 문제는 그 크지 않은 작은 하나의 단체를 관리하면서도 착오를 그도 적지 않게 범한 그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큰일을 한다. 그건 아니다. 다행히 윤미향의 주장과 같이 있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음해이기를 바란다.

만에 하나 사실이라면 그런 그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중차대한 일을 해야 하는 헌법기관으로서의 위치, 국가운명을 좌우할 국정 깊숙이 파고드는 국회의원으로, 일 할 수 있을지 그 점이 우려된다.

정의연과 정대협에서 처리한 일들을 보았을 때 솔직히 자격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만약 국회의원으로서 일을 하다 자칫 실수라도 하면 국가 미래에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국회의원직을 그만두는 것이 본인은 물론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일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문제는 그런 그를 국회의원으로 내세운 더불어 민주당이다. 더불어 민주당의 저의가 의심스럽다. 정치인은 무엇보다도 국가를 위하고 국민을 위한 희생정신을 바탕으로 정직해야 하며 뚜렷한 국가관이 있어야 한다. 국가운명을 자신의 생명처럼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그동안 드러난 의혹만으로도 윤미향은 국회의원이 되기에는 조금 부족한 것이 아닌가 싶다. 국가 미래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이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눈을 크게 뜨고 세상 보는 능력을 갖추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충언한다.

재물이 많다고, 높은 권력을 쥐고 있다고, 두려운 것 모르고 날뛰는 것 그것 어리석은 짓이다. 남다른 권력누린 자 일수록 눈은 멀어지고 귀가 먹는다. 그래서 중국 제나라시대 맹상군이 풍훤 때문에 위기를 모면했다는 말을 귀담아들어 둘 필요가 있다.

한번은 맹상군이 풍훤을 자기 고향 설지방에 가 빚을 받아 오라고 했다. 그러자 “풍훤이 빚을 받아 어떻게 할까요?” 물었다. 맹상군이 “우리 집에 없는 것을 사오시오”라 했다. 풍훤이 설 지방으로 가면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빚 문서를 불태워버렸다. 그리고 빈손으로 돌아왔다. 맹상군이 어떻게 된 것이냐 묻자 풍훤이 “빚을 모두 받아 분부대로 이걸 사 왔습니다.” “그게 무엇인가?” “예 바로 이것입니다.” 하고 의(義)를 말했다. “재물 대신 의로써 민심을 얻게 됐으니 군주에게는 재물보다 더 큰 이득을 얻은 게 아닌가요” 그렇게 말했다. 맹상군은 화가 났다.

그 얼마 후 맹상군이 재상직위를 박탈당하고 빈손으로 설 지역으로 돌아가게 됐다. 맹상군이 설 지역으로 가자 백성들이 모두 길로 나와 대환영을 하며 서로 모시겠다고 했다. 그때 맹상군이 감격 풍훤이 사 놓았다는 ‘의’가 무엇이었던가를 알게 됐으며 돈과 권력만 알던 자신이 그동안 얼마나 어리석게 살았는가를 풍훤을 통해 깨우치게 됐으며 풍훤이 사람팔자 알 수 없는 것은 물론 의를 보여줬다. 맹상군이 풍훤을 통해 깨우쳤듯 윤미향 또한 이용수 할머니를 통해 정직해야 함을 깨우치기 바란다.

권력을 쥔 지도자는 사람 볼 줄 알아야 한다. 사람 볼 줄 모르면 국민의 소리라도 듣고 관대해야 할 땐 관대하고 엄격해야 할 땐 엄격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게 훌륭한 지도자다. 윤미향의 거취 더불어 민주당이 책임져야 한다. 자신이 한 일 자신이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

윗사람 모시려면 풍훤 같은 사람이 돼야 한다. 윗사람 또한 풍훤 같은 사람 가까이 둬야 한다. 윗사람 눈치나 보며 지시만 따르는 그런 짓은 열 살 먹은 아이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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