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해병대 제1사단 포병여단 이경원·권기영·이위성 병장

원활한 현행임무 수행을 위해 자발적 전역연기를 선택한 해병들(좌측부터 이위성, 이경원, 권기영 병장). 해병대 제공

후임들에게 경험과 노하우를 전하기 위해 해병대 장병 3명이 자발적으로 전역을 연기해 귀감이 되고 있다.

그 주인공들은 포항 해병대 제1사단 포병여단에 근무 중인 이경원(21·해병 1239기), 권기영(21·해병 1240기), 이위성(21·해병 1240기) 병장이다.

이경원 병장은 지난 4일, 권기영·이위성 병장은 오는 30일이 전역할 예정이었으나, 모두 오는 7월 6일로 전역을 연기했다.

이들은 지난해 하반기 해병대에 K-9A1 자주포가 도입된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야외 훈련이 중단되면서 후임들에게 경험과 노하우를 모두 전수하지 못한 점을 함께 고민했다.

같은 중대에 소속돼 전포병·조종병·사격지휘병 역할을 맡아온 이들은 비슷한 시기에 전역하게 될 경우 부대임무 수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을 몸소 실천하며 국가와 해병대에 마지막 봉사를 다하는 해병들(좌측부터 권기영, 이경원, 이위성 병장). 해병대 제공

이후 세 장병은 각자 부모님께 이러한 각오를 전하며 전역연기를 신청했고, 해병대는 전역연기 심사위원회를 열고 부대 전투력 향상과 건전한 행동의 귀감이 될 것으로 판단해 전역연기를 결정했다.

이경원 병장은 “대한민국 대표 포병부대로서의 장비운용 및 경험, 노하우 등을 후임들에게 모두 전수하지 못한 안타까움에 전역을 연기했다”면서 “내가 경험한 모든 것을 전수하고 속 시원히 전역할 수 있어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기영 병장은 “실제 전장(戰場) 및 익숙하지 않은 지형에서의 자주포 기동은 숙련된 조종술이 필수적이다. 물론 후임들의 능력을 믿지만, 지금까지 나를 지탱해준 전우들을 위한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해 전역을 잠시 미루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위성 병장은 “내 사소한 경험과 지식의 마지막 하나까지 모두 전수하는 게 전역 후 국가와 군을 믿을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거창한 이유가 아니라 조금 부끄럽지만 해병대 일원으로써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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