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상공회의소, 지역기업 172개사 대상 설문 조사

1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2021년 적용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1차 전원회의에서 참석한 위원들이 박준식 위원장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앞쪽 왼쪽은 근로자 측 이동호 위원, 오른쪽은 사용자 측 류기정 위원.연합
지역기업 10곳 중 9곳이 내년도 최저 임금이 올해 수준으로 동결되거나 낮아져야 한다고 응답했다.

계속되는 최저임금 인상에 ‘사업 종료’를 검토한다고 응답한 기업도 전체의 15.1%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어려워진 경제 상황을 반영했다.

대구상공회의소는 11일 지역기업 172개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1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지역기업들은 내년도 최저임금이 인상된다면 인건비나 순이익 등 경영 부문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했다.

2021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인상된다고 가정했을 때, 응답 기업의 85.9%가 인건비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고, 74.1%는 기업의 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데도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 가격을 인상한다는 응답은 43.5%에 그쳤으며, 44.6%가 현재 가격을 유지한다고 답했다.

마진 감소 우려에도 기업들은 가격경쟁력 확보와 원청업체 납품 요구로 인해 가격 인상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시 고용부문 영향을 묻는 질문에 34.9%가 현상유지를 답했으나, ‘기존 인력 감원’과 ‘신규 채용 규모 축소’를 답한 기업도 각각 30.2%, 31.4%로 나타나 채용시장에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A기업은 “물가상승과 근로자의 기본 생활권 유지를 고려해 최저임금 인상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내수 및 수출 침체로 매출이 급감한 기업이 현 상황을 버티지 못한다면 일자리 자체가 없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구상공회의소는 “코로나19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기업들의 경제 상황을 감안해 내년도 최저임금을 합리적으로 결정해 달라”고 말했다.

박무환 기자
박무환 기자 pmang@kyongbuk.com

대구취재본부장. 대구시청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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