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39분 일류첸코 선제골 도움…89년 조병득 이후 팀 두번재 쾌거

포항스틸러스 골키퍼 강현무.
포항스틸러스 골키퍼 강현무가 지난 13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상주상무와의 하나원큐 K리그1 6라운드에서 자신의 생애 첫 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이 기록은 지난 1989년 10월 21일 당시 포항제철 아톰즈 골키퍼 였던 조병득(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의 도움 이후 팀 사상 무려 31년만의 쾌거를 이뤄냈다.

조병득의 이 도움을 K리그 사상 최초의 골키퍼 도움이었으며, 이후 강현무가 포항 선수로는 31년 만에 골키퍼 도움을 기록한 것이다.

이날 K리그1 93번째 경기에 출전한 강현무는 전반 39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뒤로 내준 볼을 전방 침투하던 일류첸코를 향해 길게 내찼고, 이를 일류첸코가 감각적으로 잡은 뒤 슛을 날려 선제골로 연결시켰다.

포항은 이 골을 시작으로 일류첸코와 팔로세비치가 2골씩을 뽑아내 오세훈 혼자 2골을 기록하며 분전한 상주에 4-2승리를 거뒀다.

골키퍼는 골문을 지켜내야 하는 포지션 특성상 골이나 도움 등 공격포인트를 올리기가 쉽지 않다.

국내 프로축구를 통 틀어 봤을 때 ‘골 넣는 골키퍼’ 김병지가 3골로 역대 최다 득점자이며, 도움 최다 기록은 현 대구FC 골키퍼 코치인 이용발이 기록한 3도움(1골)이다.

이용발 코치는 공격포인트 4개로 역대 최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고 있으며, 현역 골키퍼 중에는 전남드래곤즈 골키퍼 이호승이 2도움을 기록 중이어서 기록 경신에 가장 근접해 있다.

하지만 이호승 마저도 2018년 이후 도움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어 골키퍼 도움이 얼마나 어려운 지 대변해 준다.

골키퍼 도움이 쉽지 않다는 것은 지난해의 경우 K리그1 울산 골키퍼 김승규가 1 도움, K리그 수원FC 유현이 1도움을 기록한 게 전부란 것에서도 알 수 있다.

특히 이날 강현무가 기록한 도움은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필드플레이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역대 골키퍼 도움의 대부분이 자기 진영에서 이뤄지는 골킥이나 프리킥 등 정지된 상황에서 이뤄진 플레이가 골로 연결되는 상황이었으나 이날 강현무는 하프라인에서 공방전을 펼치던 중 뒤로 내준 볼을 미드필드까지 나와 전방으로 길게 내찬 것이 골로 연결됐기 때문이다.

골킥은 기록상 인플레이 상황이지만 상대 선수의 방어를 받지 않는 안전한 상황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프리킥과 같은 세트피스 상황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이날 강현무의 플레이는 포항 수비수 하창래가 골키퍼 쪽으로 내주자 상주 문선민이 달려들어 자칫 단독찬스를 내줄 수 있는 상황에서 전방으로 파고들던 일류첸코에게 정확하게 연결해 선제골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여타 도움상황과는 의미가 다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일류첸코의 그림 같은 볼 트래핑도 큰 몫을 했던 게 사실이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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