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학기 내내 비대면 수업이 이뤄져 학습권을 침해당했다는 대학생들의 반발이 거세진 것과 관련해 건국대는 총학생회와 8차에 걸친 등록금심의소위원회를 열어 등록금 환불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고 이번 주 내로 최종 금액을 확정 짓기로 했다. 사진은 1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캠퍼스 모습.연합

건국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학기 등록금을 감액하기로 결정하면서 다른 대학들의 움직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경북·대구권 대학 대부분은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 된 바 없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대부분의 대학들이 1학기 동안 비대면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은 대면 강의에 비해 강의 수준이 떨어지는 등 학습권을 침해 받은 만큼 등록금 반환을 주장해 왔다.

경일대·대구가톨릭대·대구대·영남대·대구한의대 등 경북지역 5개 대학 총학생회장단은 등록금 반환을 촉구하는 국토대장정에 나섰다.

전국 31개 대학 총학생회가 가입된 전국대학학생네트워크도 이에 동참하는 등 등록금 반환 움직임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건국대는 등록금심의소위원회를 통해 등록금 일부를 환불하기로 결정했다고 15일 발표했다.

환불 금액은 조만간 확정할 계획이며 2학기 등록금 고지서에 일부 감면해주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대학들은 건국대의 결정에 예의주시하면서도 등록금 관련 사안은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사실상 2학기 등록금이 인하되는 것으로 전체 예산 등 검토해야 할 사안이 많다는 것이다.

경북대는 국립대인 만큼 대학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으며 등록금 환불에 대한 공론화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등록금 자체도 사립대에 비해 적고 사립대에 비해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등록금 환불보다는 비대면 강의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개선 방안을 연구, 학생들의 교육 만족도를 높이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계명대 역시 등록금 환불 관련해 특별한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등록금 심의위원회 등을 열어야 하며 전체 예산 등 복합적인 사안으로 아직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10년 넘게 등록금이 동결돼 적자가 누적되고 있으며 앞서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장학금과 지원금을 지급, 여력이 많지 않다고 전했다.

영남대는 등록금 환불과 관련한 정부 안이나 기준, 금액 등이 나오면 논의 할 수 있지만 아직 논의하거나 협의한 적 없다.

대구대도 내부적으로 등록금 환불과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나온 얘기는 없다고 못박았다.

대구가톨릭대는 이번달 말에 전 학생을 대상으로 특별장학금 20만 원을 지급할 계획이며 그 외에는 정해진 것이 특별히 없다.

일부 대학은 정부나 교육부에서 정확한 지침을 마련해 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와 교육부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일정 금액을 지원해 주면 대학도 같은 금액을 지원하는 등 구체적인 지침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지역 대학은 학생 감소가 수도권 대학보다 더욱 가속화되면서 더 힘들 수밖에 없다”며 “2학기를 휴학하는 학생 수도 예년보다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등록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말 수 있는 대학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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