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원 타종식…응원 메시지·의료진 사진 눈길

115일간 대구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이었던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이 15일 재개원했다. 이날 의료선교박물관 앞에서 정순모 학교법인 계명대학교 이사장, 신일희 계명대학교 총장, 김권배 동산의료원장 등 참석자들이 재개원 타종식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15일 오전 7시 30분.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의료선교박물관 앞에 설치된 개원 100주년 기념 종탑의 종이 12번 흔들렸다. 예수의 열 두 제자를 상징하는 숫자였지만,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지는 종소리는 기쁨을 가득 담았다. 코로나19와 115일 동안 벌인 사투를 아름답게 장식하는 개선행진곡 같았다. 한달음에 달려온 서문시장 반찬가게 주인은 “오늘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이제 살았다”고 했다. 그는 “감염병 전담병원에서 정상진료를 시작했다는 말은 대구동산병원과 주변이 안전하다는 뜻”이라면서 “서문시장도 이제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115일간 대구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이었던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이 15일 재개원했다. 이날 의료선교박물관 종탑에서 정순모 학교법인 계명대학교 이사장, 신일희 계명대학교 총장, 김권배 동산의료원장 등이 재개원을 알리는 타종을 하고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오전 8시 30분 정상진료가 시작된 대구동산병원은 환자들로 북적였다. 1층 외래병동 복도의 사진이 눈에 띄었다. 대구를 위해 헌신한 의료진의 115일간의 사투를 고스란히 담은 사진 50여 점과 국민 응원 메시지가 가득했다. 대구동산병원 관계자는 “대구시와 협의를 거쳐 코로나19 기념관 건립을 준비하고”고 설명했다. 사진을 물끄러미 지켜보던 신장내과 투석환자(58·여)는 “많이 그리웠는데 돌아오니 친정과도 같은 푸근함이 느껴져 좋다”며 “대구동산병원 의료진이 고군분투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사진과 응원 메시지를 보니 눈물이 아른거린다”고 말했다. 201개 병실을 갖춘 입원 병동 내 이비인후과에 입원한 환자(25)는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탓에 수술이 무산됐지만 다른 병원에 가지 않고 기다렸고, 내일(16일) 드디어 수술하게 돼 기쁘다”면서 “뉴스를 보니 재개원을 위해 방역도 철저하게 해놨다니 든든하다”고 전했다. 이어 “의료진의 헌신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면서 울먹였다.
115일간 대구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이었던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이 15일 재개원했다. 이날 병원 1층 로비에서 열린‘코로나19와 벌인 115일간의 사투’사진전에 진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은 시민이 사진 감상을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15일 정상진료를 재개한 대구동산병원은 활기가 넘쳤다. 환자는 물론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서문시장 상인들의 얼굴에서도 기대가 가득했다. 서영성 병원장은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각종 찬사를 받지만, 자칫 교만하지 않도록 초심으로 돌아가 겸허한 자세로 봉사하겠다”고 다짐했다.

대구동산병원은 지난해 4월 15일 계명대 동산병원의 성서 이전과 동시에 기존 위치(대구 중구 동산동)에서 종합병원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지역민의 건강 증진을 목표로 진료활동에 매진한 결과, 연말에는 외래환자 수가 700명에 이를 정도로 안정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가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들불처럼 번져나갈 때 대구동산병원은 ‘지역민의 안전’이라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코로나19 감염병 전담병원으로서 임무를 수행했다. 2월 21일 병원을 통째로 비운 첫날부터 115일 동안 코로나19의 최전선에서 섬김의 자세로 헌신했다. 확진자 1035명이 입원치료를 받았고, 923명이 퇴원했다. 15일 현재 12명의 확진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 대구동산병원은 154병상 규모의 격리병동도 별도로 운영할 예정이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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