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나트륨 이온으로만 ‘제올라이트’ 합성 성공

홍석봉 포스텍 환경공학부 교수
홍석봉 포스텍 환경공학부 교수

발전소에서나오는 배기가스에 포함된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흡착제로 쓰이던 제올라이트는 ‘이산화탄소를 먹는 하마’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제올라이트를 산업용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비싼 비용이 걸림돌이 됐는데, 최근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연구팀이 값싼 알칼리 양이온만을 사용해 새로운 제올라이트 합성에 성공했다.

포스텍 환경공학부 홍석봉 교수·박사과정 최현준씨 팀은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조성(Si/Al비=3.0)의 기스몬다이트(Gismondine, GIS 구조) 제올라이트를 합성했다. 특히 이산화탄소(분자크기 3.3A), 질소(3.6A), 그리고 메탄(3.8A)흡착 실험을 통해 포타슘과 루비듐으로 이온교환된 GIS 물질이 상온에서 이산화탄소를 선택적으로 흡착하며, 기존의 제올라이트보다 우수한 분리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사과정 최현준씨.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 화학 분야 학술지인 ‘머리티얼즈 호라이즌스(Materials Horizons)’지에 최신호 표지논문으로 소개됐다.

연구팀이 새롭게 합성한 GIS 제올라이트는 금속유기골격체(Metal-Organic Framework, MOF)와 같이 골격 구조가 유연한 물질들에서만 관찰되는 계단형(Step-shaped) 흡착 등온 특성을 갖고 있어 매우 높은 이산화탄소 선택도를 갖는다.

연구팀은 벨기에 루벤대학교의 컬쇽(Christine E. A. Kirschhock)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고체 핵자기공명 분광법과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 측정한 X-선 회절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와 같은 이산화탄소 흡착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이번연구가 국제적으로 주목받게 된 배경에는 촉매나 이온교환제 등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제올라이트는 구조가 거의 밝혀지지 않아 필요에 따라 구조를 바꿔 합성하는 일은 어려운 일로 알려져 왔다. 그럼에도 골격이 유연한 새로운 골격 조성을 갖는 GIS 제올라이트는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는 유기구조유도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값싼 1가의 알칼리 양이온(Na+)만을 사용해 합성했기 때문이다.
 

홍석봉 포항공대 교수팀의 연구결과를 표지논문으로 선정한 국제저널 ‘머티리얼즈 호라이즌스(Materials Horizons)’ 최신호의 표지. 포항공대 제공

또한 포타슘과 루비듐으로 이온교환된 GIS 물질을 온도순환흡착(Temperature Swing Adsorption, TSA) 공정에 적용했을 때 좁은 온도범위(25~100℃)에서 이산화탄소의 흡·탈착이 가능해 기존의 공정보다 훨씬 경제적이다.

이번에 개발된 GIS 제올라이트는 현재 한국 특허를 출원 중이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기초연구사업(리더연구자지원) 지원으로 수행됐다.

홍 교수는 “새로운 구조 또는 조성을 갖는 골격이 유연한 제올라이트 합성과 이를 이용한 이산화탄소의 분리·회수 기술 개발 연구는 실제 공정 효율을 증진 시키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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