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호 전 영천교육장
이규호 전 영천교육장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제한된 공간 속에 생활하는 시간이 지속되다 보니 많은 이들이 ‘힐링(Healing)’에 대해 더욱더 주목하게 되었다.

‘힐링’은 자신의 정신적, 신체적 상태를 건강하도록 치료하거나 회복하는 행위나 과정을 일컫는다.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상황과 비슷한 음악을 들으면서, 좋은 내용의 강연을 듣고 힐링하는 사람도 있고 힐링푸드, 힐링댄스, 힐링에코, 힐링트레킹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시간에 쫓겨 생활하는 현대인이 지쳤을 때 몸과 마음을 위로받기 위한 것이 ‘힐링’이라면 ‘힐링’의 기본은 내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자신을 먼저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다.

나눔의 실천은 또 다른 ‘힐링’의 시작이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은 ‘나’의 일이 아니고 ‘남’의 일이라고 여기는 마음.

이런 마음의 삭막함이 물질적인 배고픔보다 우리를 더 아프게 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가끔 사람들에게 “나눔이란 무얼까요?”라고 물으면 대부분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이지요.”라고 대답한다. 내 것을 남에게 준다고 생각하기에 줄 것이 없다고 여기면 나눔은 할 수 없다고 여기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은 “형편이 넉넉해지면~”하고 미루는 걸 본다.

그러나 진정한 나눔은 그 사람을 존중하고 소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로를 알아가며 소통하다 보면 가진 게 없어도 우리가 나눌 수 있는 것들이 주변에 의외로 많이 있음을 알게 된다.

미소 나누기·인사 나누기·생각 나누기 같은 말나누기부터 순간을 또는 하루나 평생을 함께하는 시간나누기가 있는가 하면 손잡기·체온 나누기와 같은 사랑나누기도 있고 차나 술, 맛난 것 등의 음식나누기도 있지 않은가.

특히 음식을 나눈다는 것은 허기진 배고픔을 채우기 위한 나눔을 넘어선 마음의 나눔이고, 차를 함께하면서 마음의 여유를 나누고, 맛난 음식을 통해 행복을 나누며, 한 잔 술을 통해 서로의 고민을 나누는 것이 바로 ‘힐링’이 아니겠는가.

사람의 정서에도 은행처럼 통장이 있다면 희망을 싹틔우는 정서인 호감·존중·감사·배려 같은 긍정성을 쌓아갈 수 있도록 ‘작은 일을 자주하자’는 조언을 해줄 필요가 있다.

우리네 교실을 들여다보자. 한 달 내내 비난과 호통만 치다가 하루 큰 맘 먹고 학생들에게 잘 해주는 것은 마치 한 달 내내 양치질을 하지 않다가 하루 시간 내어 열 시간 이 닦아 봤자 다음날 바로 악취가 나는 것과 같다. 그래서 긍정의 표현도 매일 조금씩 자주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래야만 존중하기·감사하기·배려하기·호감 베풀기·행복이라는 이자가 쑥쑥 불어난다.

나를 위해, 남을 위해서 정서통장을 채워 나가자. 그것 역시 ‘힐링’이요 행복한 관계를 완성시켜 나가는 가장 올바른 삶의 과정이다.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하려면 ‘나’, ‘너’ 사이에 ‘와’가 있어야 ‘우리’가 될 수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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