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군우 대구경북연구원 산업혁신연구실 연구위원
정군우 대구경북연구원 산업혁신연구실 연구위원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으로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텔레워크(telework)를 시행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텔레워크란 멀리 떨어진 장소를 의미하는 ‘tele’과 일하다는 의미의 ‘work’가 결합된 합성어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하여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유연하게 일하는 방식이다. 텔레워크는 일하는 장소에 따라 재택근무, 모바일워크, 시설이용형 텔레워크로 나누어진다. 재택근무는 근로자가 자신의 주거지에 업무공간을 마련하여 근무하는 것이며, 모바일워크는 주로 거래처 현장 또는 이동 중에 컴퓨터나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일하는 방식이다. 시설이용형은 기존의 근무지가 아닌 본사와 정보통신망으로 연결된 안전하고 보안이 확보된 별도의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것이다.

일본의 한 조사기관이 최근 발표한 일본기업 텔레워크 실시율을 보면 3월 9일~15일 13.2%, 도쿄와 오사카를 비롯한 7개 광역자치단체에 긴급사태가 발령되었던 4월 10일~12일 27.9%, 긴급사태 해제 후인 5월 29일~6월 2일 25.7%로 나타났다. 5월의 텔레워크 실시율을 직종별로 보면 컨설턴트 74.8%, 영업기획 64.3%, 상품개발ㆍ연구 56.5%로 이들 직종은 모두 4월 대비 10%p 이상 증가하였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업 63.9%, 학술연구ㆍ전문기술 서비스업 52.0%로 각각 4월 대비 10.5%p, 7.5%p 증가하였다. 주목할 만 한 점은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도 텔레워크를 희망하는 비중이 69.4%로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주로 젊은 세대와 여성을 중심으로 높았고, 특히 20대 여성응답자의 79.3%가 지속적인 텔레워크를 희망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스마트워크(Smart Work)가 시행되고 있다. 텔레워크처럼 스마트워크도 재택근무, 모바일근무, 스마트워크센터 근무의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진다. 스마트워크센터란 자신의 근무지가 아닌 주거지와 가까운 지역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환경이 조성된 업무공간이다.

고용노동부는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에 따른 재택근무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4월 초 재택근무 실시 방법, 근로시간 산정, 복무관리, 기타 지원금 제도 등을 중심으로 한 ‘재택근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였다. 또한, 재택근무제 증빙 완화를 비롯한 지원 절차 간소화, 중소ㆍ중견기업 대상 재택근무 인프라 구축 지원 사업 등을 추진해오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주 발표한 ‘중소기업 스마트워크 구축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워크의 인지도는 매우 낮고, 응답기업의 3분의 2 이상이 활용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활용경험이 있는 중소기업은 대부분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하고 있음에도 업무 특성상 활용이 어렵거나 자금 부담을 이유로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도 많다고 한다.

텔레워크와 스마트워크는 감염병 확산 시 뿐만 아니라 지진이나 태풍 등 자연재난 시에도 유연하게 근무할 수 있는 제도이다. 이러한 재난은 예기치 않게 다가와 대규모 피해를 낳거나, 철저한 대비를 한다고 해도 자연의 힘을 인력으로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번 코로나19로 지역기업, 기관 등은 갑작스런 업무 단절을 많이 경험했을 것이다. 스마트워크 적용이 용이한 곳, 업무 특성상 활용이 어려운 곳, 활용을 하고 싶어도 여건이 되지 않아 하지 못하는 곳 등 지역의 사정은 다양할 것이다.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재난은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코로나19는 지역 차원의 스마트워크 활성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 업무단절 극복, 나아가 라이프스타일 변화, 일과 가정의 양립 등 일하는 방식 변화 대응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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