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농가, 전국마늘생산자 대회 집회 금지명령에 소송 제기

지난달 27일 의성군 의성읍 소재 의성농협 남부지점 앞에서 ‘의성마늘’ 생산비 보장대회에 참여한 농민들이 마늘 생산비 보장을 촉구하며 군청으로 행진하고 있다.
마늘값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들이 전국마늘생산자 대회를 열어 마늘생산비를 보장하려 했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으로 의성군이 집회 금지명령을 내려 농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농민들이 법원에 집회금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법원의 판단도 주목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집회금지 처분 소송을 제기한 것은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17일 (사)전국마늘생산자협회 의성군지회에 따르면 “우리가 2020년 마늘 가격 보장과 국산 마늘 산업 보호를 위한 전국마늘생산자 대회를 개최하려 했지만 의성군이 이를 막고 있다”며 “전국마늘생산자대회를 막은 김주수 군수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3년 전부터 떨어진 마늘가격 때문에 의성의 많은 농가가 힘들어하고 있고 의성 마늘을 살리기 위한 대책을 끊임없이 요구했지만 의성군은 묵묵부답이었다”며 “의성군이 지역 농업의 최대 기반인 마늘 산업을 포기한 듯 집회를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3일 의성군청에서 진행된 통합신공항의성유치위원회의 추진 촉구대회를 예를 들며 “모든 의성군민에 대해 차별 없는 행정을 펼치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의성군의 행정고시에 대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의성군 관계자는 “마늘값이 폭락해 어려운 농가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유행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 전국 단위 행사를 개최한다는 것은 감염병 확산 우려가 크다”며 “집회 및 시위금지명령을 철회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 역시 마늘값 폭락에 대처하기 위한 한지 마늘 긴급안정제를 도입해 한지 마늘 폐기 지원금으로 660㎡ 기준 212만 원을 책정한 상황이다.

한편 의성군의 대표 작물인 한지형 마늘은 지난해 1322㏊에서 1만3230t을 생산했지만 올해는 1284㏊에 지난해 보다 많은 1만3482t이 생산될 전망이다.

660㎡ 기준 마늘 밭떼기 평균 거래가는 지난해 400∼450만 원 선이었지만 올해는 150~200만 원대로 60% 이상 폭락했고 도매가격도 1㎏ 기준 4000원 선으로 지난해 6500원에 비해 40%가량 떨어졌다.

반면 한지형마늘 생산비는 660㎡ 기준으로 수확 전 평균 370만 원이지만 수확 후 건조까지 마치면 430만 원 가량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목 기자
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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