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부터), 정경두 국방장관, 안규백 의원, 강경화 외교장관 등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사의 표명을 신호탄 삼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외교·안보라인에 대한 쇄신론이 터져 나오고 있다.

파국으로 치닫는 남북관계를 수습하려면 컨트롤타워인 청와대 안보실부터 전면 재정비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물론 민주당 지도부는 교체설에 대해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쇄신론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김두관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에 “가급적 빨리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협력 방침을 뒷받침할 강단 있는 인사를 찾아야 한다”며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민홍철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분위기 쇄신 측면에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홍익표 의원도 “외교·안보라인에서 이 상황 자체를 안이하게 본 측면이 있고,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미국 입장에 대해 오판했다”며 “인적 쇄신이 아니라고 해도 외교·안보라인 전체 재배치나 재점검, 수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한 재선 의원은 “우리가 북한과 협상을 한 번도 해보지 못하고 상황이 이렇게 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동시 교체될 가능성도 열려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내다봤다.

당내서 교체론이 힘을 얻고 있는 만큼, 이런 의견들이 비공식 채널을 통해서라도 청와대에 전달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아직은 신중한 모습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안보실 개편은 전적으로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물론 청와대 참모들 사이에선 안보실 쇄신에 일부 공감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최근 남북관계 위기에는 통일부뿐 아니라 안보실의 책임이 있다는 얘기도 물밑에서 흘러나온다.

이미 정 실장이 정부 출범 후 3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터라 청와대 안팎에서도 조만간 안보실장이 교체될 수 있다는 관측이 공공연하게 퍼지기도 했다.

하지만 엄중한 한반도 정세를 고려했을 때 대북 업무를 지휘할 인사들을 한꺼번에 물갈이하긴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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