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IDC, 법정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 '메디토' 상용화 코앞
의료 빅데이터 구축 등 1400여명 규모 시장서 경쟁력 기대

김정용 KBIDC 대표가 지난 5월 대구의료관광진흥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메디토 사업 소개 및 1차 경과 보고회를 진행하는 모습.

화폐의 역사는 약 1만년 전부터 시작됐다.

당시 고대인들은 조개껍질, 유리알, 곡식, 가축 등을 이용해 물물교환을 해왔다.

이후 희귀하고 가치가 높다고 평가된 금과 은 등의 금속물질이 이용돼 오다가 종이에 가치를 인쇄해 사용하는 지폐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비교적 최근에는 온라인상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등의 가상화폐까지 등장했다.

가상화폐가 소개된 지 약 10년이 지난 지금, 이제 가상화폐는 의료·관광 시장으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다.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가상화폐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름 중 하나는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은 가상화폐이자, 이 화폐가 작동하는 방식을 뜻한다. 쉽게 말해 인터넷 고스톱의 ‘게임머니’나, ‘네이버 캐쉬’ 등과 같이 실제 돈은 아니지만 온·오프라인에서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 이용료를 결제할 수 있는 돈이다.

비트코인이란 별다른 발행처나 관리기관도 없고 누구나 발행하거나 사용할 수 있다.

은행이나 환전소를 거치지 않고 당사자 간 직거래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을 사용하는데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익명의 개발자가 2009년 1월 비트코인을 공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블록체인이란 가상화폐 거래 내역을 기록하는 장부로 이해하면 된다.

거래 내역을 중앙 서버에 저장하는 일반적인 금융기관과 달리 서버나 클라이언트 없이 개인 간의 컴퓨터를 연결하는 통신망으로 데이터를 분산하는 기술로, 누적된 거래 내역 정보를 개인별 온라인 거래를 하는 개인의 컴퓨터에 똑같이 분산 저장한다.

또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의 컴퓨터에 거래 내역이 저장돼 거래자 모두 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 있고 거래 장부 공개, 개인별 장부 사본 보유로 위조나 해킹에 의한 보안성이 높다.

사용자 과반수의 데이터와 일치하는 거래 내역은 정상 장부로 확인, 블록으로 묶여 보관된다.

특정 사용자의 장부에서 오류가 발견되면, 정상 장부를 복제해 대체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새로운 거래 내역을 담은 블록이 만들어지면 앞의 블록 뒤에 연결하는 ‘블록체인’과정으로 이뤄진다.

블록체인 기술은 전자우편, 전자거래, 전자계약서, 전자유통, 금융, 교육, 의료, 환경,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하다.

특히 의료계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의료비를 결제할 수 있는 가상화폐 또는 환자들의 의료 정보를 안전하게 기록한 의료빅데이터 구축 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이를 도입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김정용 KBIDC 대표가 ‘메디토’의 개념과 목적을 설명하고 있다.

△의료·관광·금융 통합 가상화폐…‘메디토’

실제로 대구지역 의료시설을 중심으로 사용 가능한 가상화폐가 개발돼 상용화 단계를 코앞에 두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기술개발 및 실용화 전문기업 ㈜KBIDC는 우리나라 법정화폐(원화)를 기반으로 한 의료관광 스테이블 코인 ‘메디토(메디컬 투어리즘 토큰)’의 개발을 완료하고, 이를 사용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 등 플랫폼을 준비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메디시티대구협의회와 대구의료관광진흥원, 제1금융권 은행과 함께 진행 중인 ‘메디토’ 사업은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대구를 찾은 전 세계 의료관광객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전용화폐(메디토)를 개발해 의료·관광·금융을 통합하는 게 목표다.

지난 5월 블록체인 기반 의료관광 스테이블 코인 메디토(MEDITO)사업 추진단이 대구의료관광진흥원 대회의실에서 메디토 사업 소개 및 1차 경과 보고회를 갖고 있다.

김정용 KBIDC 대표는 “메디토를 통해 사용자에게 서비스 이용의 편의를 제공하는 한편 수수료 절감을 통한 수익창출 또한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간 관리업체 없이 통합 어플리케이션(메디토 플랫폼)과 1:1로 거래를 진행하는 만큼 기존 인프라 사용대비 저렴한 수수료와 국내외 간 빠른 송금, QR·NFC를 통한 간편한 결제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가맹점의 종류에 따라 병원 등 의료시설을 넘어서 숙박, 레저, 식당 등 사용처가 무궁무진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메디토 개념. KBIDC 제공

메디토 사용법은 간단하다. 사용자들은 달러, 위안 등 법정통화를 사용해 이에 해당하는 가치의 메디토를 휴대폰으로 구매한다.

이후 메디토 가맹점에서 의료비 등의 지불에 사용하면 된다. 스캐너로 QR코드만 찍으면 결제도 순식간이다.

은행에 직접 찾아가 환전할 필요가 없고 일부 국가에서 최장 10일씩 걸리는 입금절차도 문제없다.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발생하는 수수료 또한 중간업체가 없는 만큼 대폭 낮아진다.

메디토 시스템 구성. KBIDC 제공

KBIDC 측은 현재 1메디토를 한화 1원의 가치를 지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대표는 “메디토는 제1 금융을 통해 원화가 그대로 보장되는 시스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암호 화폐”라며 “메디토와 연계됐을 때 즉각적으로 결제나 시스템을 연동할 수 있고, 누구나 손쉽게 의료관광에 활용할 수 있으며 메디토를 통한 환자 분석 및 빅데이터 구축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IDC 분석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의료관광을 떠나는 인원은 연간 1400만명 규모로, 시장규모는 445억∼700억 달러에 달한다.

메디토 특징. KBIDC 제공

오는 2025년에는 100조원 규모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18.4%씩 성장하는 셈이다.

김 대표는 “메디시티대구협의회와 대구의료관광진흥원을 중심으로 선도병원과 중국협회 파트너 등 100여개 병·의원 가맹점을 확보한 상태”라며 “블록체인 시장에 신규로 진입하는 만큼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집중해 가맹점을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메디토는 블록체인 기술에 접목해서 IOT 또는 ICT 선진의료, 스마트시티에 간편하게 적용할 수 있어 자동 전산처리가 가능해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끝으로 “오는 9월에 열릴 메디엑스포를 통해 메디토 베타버전을 시연하는 것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사용자들의 편의·보안·경제성을 모두 충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KBIDC는 전세계 114개국 20만여명이 참여 중인 ‘스타크로’ 블록체인 메인넷 런칭 및 운영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1월 베트남 박닌성 스마트시티 개발 사업에서는 대표 블록체인 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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