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운행에도 안전하게 부화…육아·성장 '이례적 사례'

경주엑스포 직원이 사용하는 업무용 전기차 엔진룸에 딱새가족이 둥지를 틀어 눈길을 끌고 있다. 경주문화엑스포
“하루에도 수십 번씩 운행하는 전기자동차에 새가 보금자리를 만든 것이 너무나 신기하네요.”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직원이 사용하는 업무용 전기차 엔진룸에 딱새 가족이 보금자리를 틀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딱새가족은 지난달 중순 직원들이 사용하는 업무용 전기차 안으로 날아드는 것이 최초로 발견돼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엔진룸 한쪽 편에 자리한 둥지에는 갓 부화한 7마리의 새끼가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딱새는 도시 변두리나 농촌 지역에 주로 서식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텃새로 완전히 성장한 개체의 크기가 길이 14cm, 무게 17g 정도에 불과해 천적을 피해 바위틈이나 나무구멍 등 좁은 곳에 둥지를 트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경주엑스포 딱새 가족은 하루에도 수차례씩 운행하는 차량에 둥지를 틀었다는 것과 잦은 운행에도 안전하게 부화해 육아와 성장을 하고 있는 점이 이례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특히 딱새는 모성애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부부가 부지런히 먹이를 물어 나르며 공동육아를 하는 모습으로 직원들과 관광객에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전했다.

새끼딱새 7남매는 부부딱새와 직원들의 관심과 보살핌 속에서 안전하게 성장해 현재 공원 곳곳을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있다.

경주엑스포 직원 정승환(32)씨는 “경주엑스포공원이 축구장 80개 정도인 56만㎡ 규모인데 그 가운데서도 하필 대다수 직원이 사용하는 움직이는 차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것이 너무 신기하기도 하고, 행운을 가져다줄 것 같은 기분이다”며 “새끼딱새들이 자연에서도 건강하게 생활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같은 사연은 입소문을 타고 지난 21일 SBS ‘TV 동물농장’에 소개돼 해당 유투브 영상은 조회 수 24만, 좋아요 4000회(22일 오전 10시 기준)를 넘어서며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류희림 경주엑스포 사무총장은 “경주엑스포공원의 넓은 부지와 훌륭한 자연환경에 딱새와 학을 비롯한 다양한 동물들이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공원 환경과 방역 관리 등에 지속적으로 신경 써 친환경 힐링 공간으로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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