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지역 내 거점·전담병원에 소속돼 코로나19와 힘겨운 싸움을 벌였던 의료진들은 수당을 받은 파견 의료진과 다른 처우에 울분을 터트렸다. 병원 전산 등 내부 시스템을 파견 의료진에게 교육하면서 코로나19 치료를 병행하는 이중고를 겪었음에도 전담·거점병원 소속 의료진이라는 이유만으로 수당 지급 대상에서 배제되는 차별을 받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 공동 대응을 위한 대구지역 거점·전담병원 노조 대표자회의’(이하 대구병원노조 대표자회의)는 23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확산 사태 속에서 겪었던 고충을 알리며 2차 유행에 앞서 차별 대우 문제를 개선해달라고 대구시에 촉구했다.
대구병원노조 대표자회의는 먼저 같은 얘기를 반복하는 이 상황에 답답함을 표현했다. 앞서 지난 17일 중구 혁신공간바람 2층 상상홀에서 토론회를 열고 코로나19 치료에 전념했던 대구 의료진의 목소리를 2차 유행 준비에 반영해달라고 공개적으로 대구시에 요구했지만, 답변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대표발언에 나선 신은정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지부장은 “대구 의료진들은 파견 의료진과 똑같이 감염에 대한 공포를 겪으면서 한 공간에서 일했다. 하지만 돈(수당) 얘기를 꺼내면 의료진에 대한 믿음을 꺼뜨리는 것이 아닌가 싶어 공개적으로 말하기 어려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코로나19에 대한 감염 우려 속에서 치료를 한 대구 의료진들은 최소한의 자가격리 기간을 가지지도 못하고 일반환자에게 투입됐는데, 정부와 지자체가 감염위험을 무릅쓰고 일했던 의료진에 대한 관심이 없었던 것”이라며 “대구시와 보건복지부가 수당지급에 공감하면서도 처우개선을 바라는 대구 의료진들의 목소리를 2차 유행에 반영하지 않고 있는데 다시 유행이 올 때 누가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의료현장으로 가겠는가, 우리에게 현장에서 일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대구병원노조 대표자회의 이날 의료진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덕분에 챌린지’를 ‘대구시 덕분에’로 문구를 변경해 대구시를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들은 ‘대구시 덕분에’를 선창한 후 ‘환자 안전 위협’, ‘시민 불안 증가’, ‘의료진 자존감 하락’이 새겨진 종이피켓을 차례로 구기며 대구 의료진에 대한 처우 개선에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은 “우리는 두렵다. 2차 유행이 닥쳤을 때 다시 코로나 병동으로 출근을 요구받으면 그 간호사가 퇴사를 결심하는 것은 아닐지 너무 걱정된다”며 “고생한 대구지역 의료진을 차별받게 하지 말고 현장을 경험한 의료진의 의견을 반영해 2차 유행을 대비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고 강조했다.